[판결]반성없는 반성문 처벌

○…법적으론 무죄를 선고해야 하나 반성없는 반성문을 써낸 피고인에게 재판부가 직권으로 다른 죄를 적용, 처벌을 내렸다.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김시수·金時秀부장판사)는 동거남 한모(당시 37세)씨를 계단에서 밀어뜨려 폭행치사 혐의로 기소된 김모(38·여)피고인에 대해 직권으로 폭행치상 혐의를 적용, 징역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한씨의 사인은 뇌출혈이 아닌 장파열로 계단에서 떨어진 것이 사인으로 보이지 않는 만큼 폭행치사죄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을 수 없으나 계단에서 구른 한씨가 의식을 잃은 것을 확인한 김씨가 이를 방치한 점은 이해할 수 없는 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김씨는 또 법원에 제출한 반성문에서 고인에 대한 비난만을 늘어놓고 사죄와 위로의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씨와 10년동안 동거했던 김씨는 지난해 6월 한씨를 계단으로 밀어뜨려 폭행치사 혐의로 구속기소되자 재판부에 한씨의 술버릇과 폭행, 무능력에 대한 비난만을 늘어놓은 글을 「반성문」이란 명목으로 제출하고 무죄를 주장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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