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정보의 홍수시대에 살고 있다. 온갖 대중매체가 매일 엄청난 양의 정보를 쏟아낸다. 건강정보도 마찬가지이다. 건강에 관한 갖가지 상식이 난무하는 게 현실이다. 과학적 근거가 없는 내용이 진실인양 사람들을 현혹하는 경우도 많다. 국내 보건학계 원로인 허 정 서울대명예교수는 최근 「허 정박사의 건강클리닉」이라는 책을 발간, 우리 주변에 있는 건강상식의 허실을 짚었다.◆닭고기는 어떤 병에도 나쁘지 않다
흔히 닭고기가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에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전혀 근거가 없는 말이다. 영양분석표를 보면 닭고기는 쇠고기에 비해 단백질이 풍부하고 지방이 적어 식이요법이 필요한 당뇨병이나 고혈압환자에게 더할 나위없이 좋은 식품이다.
◆ 우유 마신 뒤의 설사를 두려워 말라
우유를 처음 마시면 설사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계속 마시면 자연히 멎는다. 설사를 해도 영양분은 체내에 그대로 남는다. 우유를 마실 때 일어나는 설사를 피하려면 죽이나 밥을 우유에 섞어 먹거나, 우유를 약간 데워서 조금씩 간격을 두고 마시는 게 좋다.
◆야채는 익혀 먹어라
생야채가 몸에 좋다는 것도 하나의 미신이다. 야채의 영양분은 매우 빈약하다. 수분이 대부분이고 지방이나 단백질은 거의 없다.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하려면 야채를 날 것으로 먹기 보다는 튀김이나 무침, 볶음과 같은 형식으로 알맞게 익혀 먹는게 좋다.
◆블랙커피는 몸에 해롭다
블랙커피만 마시면 심장에 좋지 않고 동맥경화증에 걸리기 쉽다. 카페인이 위벽을 자극해 소화불량을 일으키기도 한다. 따라서 반드시 크림이나 우유, 설탕을 넣어 마셔야 한다. 끓인 커피는 하루 네 잔, 인스턴트커피는 하루 여섯 잔을 넘지 않는 게 좋다.
◆맵게 먹어도 머리가 나빠지지 않는다
음식을 너무 맵게 먹으면 위장장애가 올 수 있지만, 머리를 나쁘게 한다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다. 위장병이 있는 사람은 같은 향신료라도 식초와 같이 자극이 덜한 것을 쓰는 게 좋다.
◆단 음식을 먹어도 당뇨병은 안 생긴다
설탕을 많이 먹으면 당뇨병에 걸린다는 것은 매우 소박한 논리의 비약이다. 당뇨병에 걸리면 오줌에 당이 섞여 나오지만 단 음식을 먹었다고 당뇨병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과식이 비만증을 불러 당뇨병을 유발하기 쉽다.
◆노인일수록 잠을 많이 자라
흔히 나이를 먹으면 잠이 줄어든다고 한다. 하지만 의학적으론 나이가 들수록 활동에 따른 피로가 심하고 회복에도 많은 시간이 걸린다. 나이가 들었다고 뚜렷한 일 없이 소일하면 자연히 잠이 적어지고 건강에도 해롭다. 늙을수록 적당히 활동하고 잠을 충분히 자야 한다.
◆생리 중에도 목욕을 할 수 있다
생리 중에 목욕이나 성행위를 피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청결관념이다. 목욕을 안하면 오히려 기분 나쁜 냄새를 풍겨 주위사람들을 곤혹스럽게 한다. 여성의 질(膣)은 폐쇄적인 공간이어서 목욕탕에 들어가도 세균감염의 위험이 적다. 최근 미국에서 실시된 조사결과 생리 중 섹스는 오히려 여성들의 성감을 높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재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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