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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 '시험족보' 판치는 PC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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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 '시험족보' 판치는 PC통신

입력
1999.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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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걱정 뚝! 우리학교 시험족보가 여기에』대학문화의 전유물이던 「시험족보」가 이제 PC통신을 중심으로 중고생들에게 까지 퍼져나가고 있다. 이미 수년전부터 여러 PC통신이 대학시험족보를 제공했지만 급기야 6일 PC통신 나우누리에는 「중·고등학교 시험족보 통신방」이 개설됐다. 11일 현대 조회건수는 무려 2,500여건.

여기엔 K고, Y고 등 서울 강남의 명문고를 포함한 전국 20여개 고등학교 중간·기말고사 시험문제가 국어·영어·수학 등 각 분야별로 400여건이 올라있다. 또 중학교의 경우 전국 10여개 중학의 각종 시험문제 150여건이 떠있다. 이밖에 지난해 수능시험 분석결과 및 2000학년 입시예상 등 각종 수험정보도 마련돼 있다. 통신방 운영자인 정모(27)씨는 『학원강사로 일하다가 중·고생들이 의외로 족보에 관심이 많다는 걸 알고 사업을 시작했다』며 『앞으로 1,000여건의 시험문제를 더 올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통신방에서 지난해 기출문제를 얻었다는 이모(17·Y고2년)군은 『내신성적이 점점 중요해지는 가운데 학생들 사이에는 지난 시험문제를 살펴보는 것이 필수로 여겨진다』며 『특히 교사의 이동이 적은 사립학교의 경우 족보가 매우 유용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통신방은 1분당 50원의 유료사용이기 때문에 학생들의 부담이 적지않다. 게다가 대부분의 시험문제는 압축파일형식으로 다운받게 돼있어 1시간 이상 조회해야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 각 학교 시험지를 50~300원 정도에 사들이고 있어 「교육의 순수성」보다 일종의 상술이라는 지적도 많다. 서울 S고의 백모(43)교사는 『참고서 한권이 수만원에 이르는 지금 오히려 값싸고 유용한 수단일지 모르지만 순수해야 할 중·고 교육마저 「편법」으로 흐를 수 있다는 게 문제』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주훈기자 ju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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