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룽지(朱鎔基) 중국 총리의 워싱턴 방문중 미·중간에 합의되지도 않은 공동성명이 미리 인터넷에 공개되는 외교적 해프닝이 일어났다.사건의 발단은 朱총리가 빌 클린턴 미 대통령과 회담하기 하루전인 8일 미국측이 일방적으로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대한 미·중 공동성명」이란 내용을 인터넷에 올린 것. 그러나 양국 정상은 9일 회담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공동성명도 불발로 끝났다.
이에 주방자오(朱邦造) 중국 외교부대변인은 『협상중인 공동성명 내용이 공개되다니 황당하다』면서 『양국 공동성명인 이상 발표 전에 우리측 동의를 얻었어야 했다』고 발끈했다.
朱총리도 당황하긴 마찬가지였다. 그는 워싱턴에서 열린 한 만찬에 예정시간보다 1시간 늦게 도착해 『WTO 가입과 관련해 새로운 문제가 발생해 늦었다』면서 『미국이 발표한 모든 문서는 중국이 동의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실체가 없는 「유령 공동성명」이 돼버린 미국측 발표 내용은 중국의 WTO 가입은 미국, 중국, 세계 무역체제에 이익이 되고 미국산 감귤류, 육류 등에 대한 중국의 수입개방에 관한 양국간 이견을 해소하며 유가증권, 오디오 및 비디오 서비스, 금융서비스 분야에는 미합의 쟁점이 잔존한다는 것 등이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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