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난치병을 치료한다면? 대부분 지압사나 활법(活法)을 하는 사람들의 수기(手技)요법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은 부정적이다. 정확한 의학지식 없이 치료하다 부작용을 낳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에서 과학적인 이론과 시술법을 익힌 카이로프랙틱(chiropractic)전문가들이 국내에 들어오면서 수기요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카이로프랙틱이란
1895년 미국의 팔머박사가 창시한 대체의학. 카이로(chiro)는 「손」을, 프랙틱(practic)은 「치료」를 뜻한다. 말 그대로 약물이나 수술에 의존하지 않고 손을 이용해 치료하는 의학이다. 미국 유럽 호주 홍콩 등에서는 정식 의료분야로 인정받고 있다. 미국의 경우 8만명의 카이로프랙틱 의사가 연간 1,300만명의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특히 교통사고 환자의 경우 치료효과가 뛰어나고 진료비도 싸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서 활동중인 카이로프랙틱 의사는 약 30여명. 그러나 아직 정식 의료분야로 인정받지 못해 다른 의사면허가 없는 경우 면허를 가진 사람과 동업형태로 활동을 하는 등 제도권 밖에 머물고 있다. 다만 최근 원광대 한의학과 등에는 카이로프랙틱 강좌가 개설됐고, 정형외과의사와 한의사들 사이에 세미나도 활발하다.
◆적용질병
가장 일반적인 경우는 허리나 목의 통증이다. 원인에 따라 치료법은 다양하지만 기본적으로 자세의 이상을 교정하고 비뚤어진 척추나 관절을 바로 잡아주는 방법이 사용된다. 미국에선 허리나 목 통증 환자의 3분의 1이 카이로프랙틱 치료를 받고 있다. 손떨림 이명(耳鳴·귀울림) 파킨슨병 중풍 오십견 골다공증 두통의 치료에도 이용된다.
최근엔 신경생리학의 발달로 뇌의 비밀이 한꺼풀씩 벗겨지면서 자율신경계의 장애로 인한 내장질환, 우울증, 기억력 감퇴 등에도 효과를 보고 있다. 96년 미국에서 카이로프랙틱 신경과 전문의 면허를 획득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이승원정형외과 이승원(李承遠·41)박사는 『대뇌피질의 기능이 떨어지면 일부 부교감신경의 작용이 줄어들어 소화기나 심폐기, 비뇨생식기의 기능이 감소한다』며 『반대로 대뇌피질과 연관된 척추부위를 적절히 자극하면 부교감신경의 작용이 활발해져 관련 장기의 이상을 치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치료원리
24개 마디로 구성된 인간의 척추 뼈 사이에는 뇌의 온갖 명령을 전달하고 팔·다리 말단의 자극을 탐지해 뇌로 보내는 31쌍의 척수신경이 지난다. 그런데 자세가 나쁘거나 사고 스트레스 등으로 척추가 어긋나면 척수신경을 압박, 뇌를 포함한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장기에 이상을 초래하거나 통증을 유발한다. 카이로프랙틱은 척추 뼈나 관절을 손으로 만져 뇌와 장기 사이의 신경흐름을 원활히 함으로써 자연치유력을 회복시켜 질병을 치료한다.
진단법 기존 의학은 염증 유무 등 병리학적 측면에서 접근하기 때문에 혈액검사나 X레이촬영 등에서 이상이 발견되지 않으면 「신경성」으로 진단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카이로프랙틱은 일반적인 의학적 진단과 함께 머리 끝에서 발끝까지 자세가 어떤지, 척추운동에 장애가 있는지를 포괄적으로 진단한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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