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단행된 자민련의 당직개편은 박태준(朴泰俊)총재의 주도로 이뤄졌다. 박총재는 그동안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 등 김종필(金鍾泌)총리 직계들이 당 운영에 상당한 입김을 행사해온데 대해 불만을 느끼며 당 체제 개편을 추진해왔다. 마침 공동정부 균열의 상징적 사건인 한나라당 서상목(徐相穆)의원 체포동의안 부결사태가 터지자 박총재는 자신의 「총재직 사퇴 가능성」을 배수진치고 당직개편을 성사시켰다. 박총재가 이날 오전 청와대회동에서 총재직 사의를 표명했고 김총리가 만류한 것은 이같은 맥락이다. 박총재는 청와대 회동을 마친 직후 명예총재인 김총리에게 당직인선의 복안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다.따라서 이번 개편에는 박총재의 친정체제 구축 시도라는 의미가 일단 담겼다고 볼 수 있다. 또 김총리, 김수석부총재 등과의 협의를 통해 이뤄졌기 때문에 「화합형 개편」이라고도 할 수 있다. 사무총장에 임명된 김현욱(金顯煜)의원은 충청권 출신이지만 과거 민정당에서 인연을 맺은 박총재와 매우 가깝다. 김현욱카드는 전적으로 박총재가 제시했다는 후문이다. 이양희(李良熙)신임 대변인도 충청권 출신으로 김총리와 가깝지만 내각제 강경파가 아니어서 박총재측과 괜찮은 사이다. 또 박총재와 김수석부총재는 최근 과기부장관을 그만 둔 강창희(姜昌熙)의원을 총무 후보로 밀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직개편 파장으로 일부 중·하위 당직자의 교체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물러난 박준병(朴俊炳)총장 이완구(李完九)대변인 등도 향후 당정개편 과정에서 배려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대변인은 명예총재 비서실장 등에 거론되고 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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