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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건강비결] 이선중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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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건강비결] 이선중 변호사

입력
1999.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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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팽하게 긴장된 활시위, 과녁을 조준하는 날카로운 눈매, 꿈틀꿈틀 살아 움직이는 팔 근육. 힘껏 튕겨져 나간 화살이 145㎙ 떨어진 표적을 향한다. 곧이어 앞산 언덕에서 관중을 알리는 신호기가 올라온다. 서울 종로구 사직공원 뒤 인왕산 입구에 자리잡은 국궁 활터 황학정.검찰총장과 법무부장관을 지낸 원로법조인 이선중(76·필동합동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씨는 오후 3시쯤이면 어김없이 활통을 들고 황학정을 찾는다. 61년부터 시작한 활쏘기가 벌써 39년째. 광주고검 차장검사 시절 주변에 국궁애호가들이 많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됐다고 한다. 1주일에 5~6일은 황학정을 찾아 하루 2시간 남짓 모두 10순(1순은 화살 5대)을 쏜다.

주변에선 활쏘기가 무슨 운동이 되느냐고 종종 묻는다. 하지만 허리와 팔 다리 등 전신근육을 사용하기 때문에 엄청난 운동이 된다는 게 이변호사의 설명. 『활쏘기는 심신의 균형과 빈틈없는 자세를 요구합니다. 정신은 물론 몸이 한치라도 흐트러지면 이미 과녁은 내 것이 아니지요. 쏘기 전 숨을 들이쉬고 일시 전신을 고정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단전호흡도 됩니다』. 산만한 정신을 집중시키고 허리와 등을 곧게 해 자세를 바로잡는 데는 활쏘기만큼 좋은 운동이 없다고 자랑한다.

시위를 놓는 순간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이 확 풀리면서 밀려오는 짜릿한 쾌감은 국궁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묘미. 특히 심호흡을 통해 위 대장의 근육을 자극하는 내장운동은 위장병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멀리 떨어진 과녁을 주시하다 보면 눈도 맑아지고 잡념도 사라져 밤에 숙면을 취하게 되는 효과도 있다. 활쏘기 덕분에 다리가 튼튼해져 산에 오르면 젊은이들을 추월할 정도다.

칠순을 휠씬 넘긴 이변호사가 젊은이들도 하기 어려운 활쏘기를 매일 2시간씩 한다는 자체가 국궁을 통해 탄탄하게 다져진 체력을 잘 설명해준다.

국궁은 조준기가 없고 과녁이 멀어 상당한 수련이 필요하다. 1개월 정도 기본자세 예법 등 입문과정을 거쳐야 활터로 나갈 수 있다. 1년쯤 기본자세를 갖추면 9순(화살 45대) 중 25대를 맞출 수 있는 초단실력이 된다. 이변호사는 2단실력. 황학정은 일반인 대상의 궁도교실도 열고 있다. 2개월 과정에 5만원. 활과 화살은 무료로 빌려 준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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