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로 출범 100일을 맞는 유로화는 화려한 「백일 잔치」를 벌이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전격적인 금리인하 조치와 유로화의 반등, 세계 주식시장의 동반상승 등이 마치 잔치를 축하해 주는 듯하다.◆금리인하
ECB는 8일 기준금리인 재조달 금리(Refinancing Rate)를 3.0%에서 2.5%로 0.5%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ECB는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예금금리는 2.0%에서 1.5%로, 한계대출금리는 4.5%에서 3.5%로 각각 인하했다.
ECB가 금리를 내리기는 올해 1월 1일 유럽단일통화인 유로화 출범 이후 처음이며 ECB의 금리인하폭은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다. 빔 다이전베르흐 ECB 총재는 『추가 금리인하 기대를 사전에 봉쇄하기 위해 이같은 큰 폭의 금리인하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경제전문가들은 ECB의 금리인하가 유럽경제의 침체를 막기 위해 불가피하다고 예상해 왔으나 인하폭은 0.25%포인트에 그칠 것으로 전망해 왔다.
유럽단일통화 동맹에 참여하지 않은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도 이날 기준금리를 27년만의 최저치인 5.25%로 0.25%포인트 인하했으며, 스위스 국립은행도 기준금리를 1%에서 0.5%로 내려 세계적인 금리인하 대열에 합류했다.
◆유로화 반등
ECB의 금리인하 조치가 발표되자 지난 3개월간 금리인하 기대로 약세를 보여왔던 유로화가 강세로 돌아섰다. 유로화는 이날 런던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1유로당 0.0049달러 오른 1.0836달러에 마감됐다.
외환시장에서는 ECB의 금리인하폭이 예상보다 컸지만 다이전베르흐 총재가 『이것이 전부(That's all)』라고 분명히 밝힌데다 금리인하 효과로 독일 등 유럽경제가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돼 유로화가 당분간 약세기조를 벗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유로화는 출범당시 1유로당 1.16675달러로 고시돼 1월 4일 최고 1.1844달러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3월 29일에는 1.0717달러로 떨어지는 등 약세를 보여왔다.
◆세계주가 급등
ECB의 금리인하 소식이 전해지자 8일 미뉴욕증시의 다우존스지수가 전날보다 112.39포인트 오른 10,197.70을 기록한 것을 비롯, S&P 500, 나스닥(Nasdaq) 등 3대 주가지수가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본 도쿄(東京) 주식시장의 닛케이(日經) 평균주가는 9일 오전 한때 1년 1개월여만에 처음으로 17,000엔선을 넘어서기도 한 끝에 16,855.63엔에 마감됐다.
홍콩의 항셍(恒生) 지수와 싱가포르의 스트레이트타임스지수도 각각 전날보다 74.19포인트, 25.77포인트 오른 11,802.03와 1,667.33(정오현재)을 기록, 연중 최고치 경신행진을 이어갔다.
/박정태기자 jt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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