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무바라크 이집트대통령의 9일 정상회담은 무엇보다 「중동의 리더」격인 이집트대통령의 첫 방한으로 이루어졌다는데 의미가 있다. 이집트는 73년 중동전당시 공군력을 지원해준 북한을 의식, 그동안 줄곧 친북노선을 취해왔다. 무바라크대통령도 부통령때인 80년에 이어 대통령 취임후 83, 85, 90년 등 모두 4차례나 북한을 방문했으나 방한은 미루어왔다.이집트가 이처럼 남북한 양측과 특수관계라는 점때문에 정상회담에서도 한반도문제가 심도있게 다루어졌다. 이와관련, 정부관계자는 『지난해 8월 이종찬(李鍾贊)국가정보원장이 카이로를 방문해 우리정부의 「대북포용정책」의 진의를 평양에 전달해줄 것을 요청했었다』며 『지난해말 이같은 뜻을 담은 무바라크대통령의 친서가 김정일(金正日)총비서에게 전달됐고, 「이를 진지하게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이집트를 통해 전해들었다』고 밝혔다. 이로 미루어 이날 단독정상회담에서는 김대통령이 무바라크대통령에게 남북정상회담을 포함한 모종의 역할을 주문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올해안에 있을 무바라크대통령의 방북결과가 주목된다.
정부관계자는 『무바라크대통령은 당초 북한을 거쳐 판문점을 통해 방한하려 했으나 북한이 남북한 동시방문형식에 반대해 무산됐다』며 『그의 이번 방한은 자신이 남북관계개선에 나름대로의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양국 정상회담에서는 경제협력문제도 비중있게 논의됐다. 특히 이집트는 방한단에 경제기획원장관을 겸하고 있는 간주리총리를 비롯, 27명의 경제인들을 대거 포함시키는 등 한국 투자유치에 적극성을 보였다. 무바라크대통령은 10일 김우중(金宇中)대우회장 등 기업인을 만나고 동행한 경제인들도 개별적으로 대이집트 투자상담을 벌이는등 경제외교를 편다.
또 이번 정상회동을 통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중동지역의 외교적 지평도 크게 넓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윤승용기자 syy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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