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2박3일간의 퇴임후 첫 고향나들이에서 보인 모습과 분위기는 현직때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다. 6일 김해공항에서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흐뭇한 표정을 지은 것도 그렇고, 수십명을 「몰고」다니면서 어깨에 잔뜩 힘을 주는 모양새도 그랬다. 얘기를 할때 메모쪽지를 챙기는 것도 대통령시절 기자회견문을 준비하는 모습을 연상시켰다.이러한 「착각」은 발언내용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대놓고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등 거칠 것 없이 말을 해댔고 「기대」한만큼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심지어 「환란의 궁극적 책임자」라는 사실까지 망각, 빅딜을 포함한 현 정부의 경제정책까지 비판의 도마 위에 올렸다. 지역감정문제도 그렇지만 적어도 경제문제만큼은 다른 사람은 몰라도 김전대통령은 입을 댈 자격이 전혀 없다는 것이 대부분 국민의 생각이다.
김전대통령은 국회의원 9선(選)에다 대통령까지 지낸 「프로 정치인」이다. 그런 점에서 일반이 생각하지 못하는 「고단수」의 계산이 깔려있으리라는 점은 짐작이 간다. 그러나 김전대통령이 이번에 보여준 행태는 어떤 동기로도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더구나 새 천년을 코 앞에두고 있는 시점을 생각할 때, YS가 이번 PK지역방문에서 보여준 풍경은 역사의 시계바늘을 오히려 거꾸로 돌리려는 허망한 몸짓으로 비쳐졌다. 김전대통령은 자신의 정치적 고향에서 정치적으로 부활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노련한 정치인답지않게 결국은 그것이 「덫」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점은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 /김성호 정치부기자 s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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