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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공동여당 자성의 계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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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공동여당 자성의 계기로

입력
1999.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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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서상목의원 체포동의안이 부결되자 김대중대통령과 김종필총리가 격노했다고 한다. 공동정권의 수뇌부가 이러하니 여권 전체가 당혹스러워하는 것을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그렇게 침통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본다.동료의원의 구속을 바라지 않는 일부 의원들이 당명에 따르지 않고 반대표를 던졌다고 넘어갈수도 있다는 뜻이다. 물론 검찰의 정치인 사정에 대한 반감, 내각제 문제등이 얽힌 공동 여당간의 부조화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을 수 있겠으나, 그것은 오늘 갑자기 드러난 일이 아니다.

국민들은 여권이 이번 사태를 수습하면서 이탈표를 항명 또는 반란으로 보고 마치 대통령과 정권의 권위가 도전받은 양 과민 반응하는 모습에 어리둥절하고 있다. 여권은 이번 사태를 본의 아니게 빚어진 「정치적 타격」으로 해석하고, 담담하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 여권 수뇌부가 아무리 「세풍」사건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하더라도 국회가 서의원구속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불구속으로 수사하면 되는 것이다.

불구속수사를 한다고 해서 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정권의 권위에 손상을 입은듯 반응하는 것은 과거정권의 권위주의를 연상케 한다.

그럼에도 여권이 이번 사태를 지난 1년여간의 정국운영에 대한 자성의 계기로 삼아 여당의 면모를 일신한다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것이다. 사실 그동안 공동여당은 정국을 생산적으로 이끄는 정치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물론 야당에도 문제가 있었지만, 정국을 이끌어가는 일차적인 책임은 여당에 있는 것이다. 1년동안 여당이 한 일은 여소야대를 여대야소로 바꿔 놓은 것밖에 없다는 자조가 심심찮게 들려왔다.

여대야소의 힘으로 무조건 야당을 이기려하고, 대화아닌 대결의 정치로 치달았던 점을 자성해야 한다. 재·보선 과열도 어떻게든 이기겠다는 여당의 과욕에 큰 책임이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여권 내부의 혼란이 계속되는 것은 국민의 입장에서 바람직스런 일이 아니다. 그것은 국정의 혼란으로 이어질 것이고, 결국 경제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 일부 공기업에서 파업을 예고하는 등 가뜩이나 노사관계가 불안한 시점이다. 공동여당은 빨리 충격에서 벗어나 현명하게 대처해주기 바란다.

야당도 강경 일변도에서 벗어나 정국의 안정을 위해 여당과 협조하기를 당부한다. 체포동의안 부결을 「승리」로 받아들인다면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체포동의안은 부결됐지만 「세풍」사건이 사면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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