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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 대공습] 웃는 경제 우는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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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 대공습] 웃는 경제 우는 경제

입력
1999.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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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비린내 나는 전쟁의 와중에도 전쟁의 부산물을 즐기는 부류가 있다.대표적으로 미국의 군수회사들은 요즘 그야말로 「전쟁 특수」를 만끽하고 있다. 공습이 장기화하면서 크루즈 미사일의 경우 동이 나는 등 새로운 무기를 만드느라 여념이 없다.

이같은 호황은 주식시장에도 반영돼 크루즈 미사일을 공급하는 레이시언의 주가가 3%, 토마호크 미사일 제작사인 유나이티드 테크놀러지 주가는 3.4%나 폭등했다. 다우존스에 등록된 무기제작사 불루칩들은 공습이 시작된 지난달 24일 이후 평균 2.5%나 상승했다.

마케도니아의 수도 스코피예의 호텔들도 전쟁통에 「돈방석」에 앉았다. 코소보 알바니아계 난민 13만여명이 몰려들어 도시전체가 난장판이 됐지만 호텔에는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 등 각종 국제기구 관련자와 각국의 언론인들로 초만원이다.

알렉산드라 팔레스 등 고급호텔에는 웃돈을 얹어줘도 방을 얻기 힘들 정도여서 일부호텔은 멋대로 투숙료를 인상,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한다.

여기에다 렌터카 업체와 택시기사, 그리고 영어를 구사하는 알바니아계 주민들도 「떡고물」을 챙기고 있다. 코소보 접경도시인 테토보의 한 택시기사는 『한달 수입이 200달러 정도였는데 요즘은 외국기자들을 태우고 하루만 돌아다녀도 100달러 이상을 받는다』며 『전쟁통에 맘껏 달러를 만져보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쟁 특수는 그야말로 극소수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이다. 전쟁 당사국인 신유고연방의 경제는 회복 불능의 단계에 이르렀고, 그 파장은 마케도니아 불가리아 등 주변국을 넘어 유럽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리스의 관광수입이 7억2,000만달러나 주는 등 체코 헝가리 폴란드 등의 관광지에는 전쟁이후 손님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92년 유엔의 대(對)유고 경제제재조치 이후 매월 2억2,800만달러씩 손해를 봐온 불가리아는 국가경제가 거덜날 지경에 이르렀다.

알바니아인들에게 잠자리를 제공하고 구호물자를 대고 있는 유럽 각국도 이같은 부담이 계속된다면 심각한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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