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근대의학의 효시인 광혜원에서 1886년 처음으로 근대의학을 공부했던 「의대생 선조」들이 114년만에 졸업장을 받게 됐다.연세대 의대는 8일 광혜원 개원 114주년을 맞아 제중원의학당에서 의학교육을 받았던 근대의학 선각자 12명을 「명예 동창」으로 추대하고 11일 열리는 기념식에서 후손에게 졸업장을 전달한다.
경희의료원 최용묵(崔龍默·57·소아과)교수는 연세대가 국내외 고문서를 뒤지는 「의학 뿌리찾기」과정에서 찾아낸 이들 후손 중 한 사람. 최교수는 당시 고종황제의 어의(御醫)이기도 했던 최종악(崔鐘岳·1870~1949)선생의 증손. 최교수의 선친인 최영선(崔榮善·1919~1975)선생도 서울대 약대의 전신인 경성약전을 나온 약학박사로 대전지역에서 이름난 약사·제약사업가로 활동했다. 최종악선생의 고향인 충남 공주군 탄천면에는 지금도 그의 의료활동과 사회사업을 기리는 송덕비가 세워져 있다.
그러나 최교수가 대를 이어 아프고 병든 사람들을 돌보는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최교수는 『초대 의대생들은 현 헌법재판소 자리인 재동 제중원 민가를 매입해 실습실을 만들고, 사람 해골인 골격표본을 전시했는데 이를 본 당시 조선인들이 혼비백산했다』고 당시 일화를 전했다. 서울대 의대를 나와 결핵과 소아암치료의 권위자로 통하는 최교수는 『처음으로 근대의학교육을 받았던 선조들의 순수한 마음이 오늘의 젊은 의료진에게도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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