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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읽기] `청춘의 덫' 덫없이 끝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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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읽기] `청춘의 덫' 덫없이 끝나나

입력
1999.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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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덫」이 왜 이럴까? 15일 끝나는 SBS 24부작 수·목드라마 「청춘의 덫」(극본 김수현, 연출 정세호)이 막판들어 눈에 띄게 느슨해졌다. 등장인물들간의 팽팽한 긴장감은 약해졌고, 꽉 찬 느낌을 주던 드라마 구성은 흐트러졌다. 주인공 윤희(심은하)와 동우(이종원)의 갑작스런 「천사표」변신은 우스꽝스럽기까지 하다.먼저 전반적으로 느슨해진 극적 긴장감. 자신과 아이를 버린 남자 동우에 대한 윤희의 복수심이 시들해지면서 드라마 전체의 긴박감도 줄어들었다. 작가가 해피엔딩(7일자 31면 보도)을 지나치게 의식해서인지 「복수와 파멸」이라는 이 드라마의 큰 줄기가 동강난 셈. 그렇다고 영국(전광렬)과 윤희의 사랑과 결혼이나, 영주(유호정)와 동우의 갈등이 이를 대신할만큼 치밀하거나 흡인력이 있지도 않다.

윤희와 동우의 변신은 웃음이 날 정도다. 『부숴버릴꺼야』로 시작했던 윤희의 독한 마음이 7일 방영분에서 『이제 그 사람, 용서하고 있어』로 누그러지기까지 설득력이 약하다. 친구 수연(김나운)도 이런 윤희의 모습에 놀랐을 정도니까. 아버지의 죽음을 전후로 한 동우의 뉘우침이나, 『난 미워할 만한 가치도 없는 놈이야』라는 극적인 회개도 석연치 않다. 두 사람 모두 오로지 「화해와 용서」라는 종착역을 향해 억지로 끌려가는 듯한 느낌이다.

사실 드라마가 폭발적인 관심을 끌면서 후반부 대본 작업은 무척 더디게 진행됐다. 마지막회 대본이 5일 저녁에야 완성됐을 정도. 제작진은 마지막회 내용을 극비에 부쳤지만 「영주는 프랑스로 유학가고 동우는 시골로 내려간다」, 「어쨌든 해피엔딩은 분명하다」는 소문은 끊임없이 새 나왔다. 그만큼 21년전 원작과는 「뭔가 달라도 달라야 한다」는 제작진의 「강박관념」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극 흐름을 틀어버린 것은 아닐까?

이러다 보니 기세등등하던 시청률도 최고점이었던 16회(48.2%·3월 18일) 이후 주춤한 상태. 17회 47.5%, 18회 46.7%, 19회 44.9%, 20회 47.3%, 21회(4월7일) 47.8%.

시청자들은 무언가 속은 것 같다고 말한다. 물론 해피엔딩도 좋다. 결론은 작가의 마음이다. 그러나 이 드라마에 보여준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과 호응을 생각한다면 「좋은 게 좋은 것」으로 가기까지 과정의 치밀한 구성과 설득력이 선행돼야 하지 않을까?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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