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서상목(徐相穆)의원 체포동의안 부결처리로 격노했던 김종필(金鍾泌)총리가 8일에는 자민련을 적극 두둔하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김총리는 이날 삼청동 공관에서 총리실 간부들의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반란표가 자민련의원들의 내각제 「몽니」때문이라는 일부 보도는 옳지않다』고 말했다고 한 고위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전날 크게 역정을 냈던 김총리가 오늘 아침에는 비교적 밝은 표정이었다』면서 『이는 김총리가 밤새 자민련의원들의 투표성향등을 보고받고, 나름대로 사태를 분석한 결과 자민련쪽에서는 반란표가 거의 없었다는 심증을 갖게됐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말하자면 반란표는 오히려 국민회의쪽에서 나왔다고 판단했다는 얘기다.
김총리의 이같은 입장변화는 반란표의 진원지를 자민련으로 몰아가는듯한 정치권의 일부 움직임에 제동을 걸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총리는 무엇보다 이번 부결사태로 인한 여여공조의 균열조짐을 사전에 차단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으리라는 것이다. 김총리는 나아가 이 문제를 내각제와 연결시키려는 시각을 특히 경계하고 있는 듯 하다.
김총리는 이날 총리실 간부들에게도 『어제 반란사건은 내각제와는 무관하다』고 못박은뒤 『그동안 내각제문제로 인해 양당이 공조를 깨는 일을 한 사실도 없었던 것으로 생각한다』고 상황정리를 해주었다는 후문이다.
결국 이번 사태를 오히려 여여공조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로 전환시키겠다는 것이 김총리의 의중으로 풀이된다. 김총리는 이를 통해 공동정권내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는 동시에 내각제논의에 더욱 힘을 실을 것이란 전망이다.
/홍윤오기자 yo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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