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배구협회가 불도저같은 추진력을 발휘했다. 절대 물러서지 않는 저돌적인 「일처리」에 배구인들뿐만 아니라 일반팬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남자국가대표팀 감독 선임건을 두고 하는 말이다.협회는 당초 시나리오에서 한치의 물러섬이 없이 7일 한양대 송만덕감독을 사령탑자리에 앉혔다. 그 과정이 얼마나 험난했는지는 논의기간이 3주나 걸린 것을 보면 알수 있다.
3개 실업팀 감독들의 강경한 반대의사 표명과 상무이사회의 추인보류, 재추천과 재보류 등등. 다른 대안을 찾을 것을 권고하는 언론과 배구인들의 질타가 그 기간동안 무수히 이어졌음은 물론이다. 배구협회는 이런 모든 「수모」를 꿋꿋이 참아내고 자신의 의도를 관철시켰다.
협회는 분명히 선언했다. 『대한배구협회는 일부 세력이 움직이는 조직이지 배구인 전체의 것이 아님을. 그래서 「배구발전」이 아닌 일부세력의 발전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정치판도 이 정도는 아니다. 야당의 반대가 강경하면 타협할 줄도, 양보할 줄도 안다. 그러나 후안무치한 협회는 밀어붙이는 게 능사인줄 아는 모양이다. 이로써 배구판에는 「화합」이니 「양보」니 하는 말은 사라졌다.
그들에겐 국가대표 감독직이 「논공행상」의 대상이었다. 3주동안의 진통과정에서도 지도력과 능력을 검증해볼 생각은 아예 하지도 않았다. 「공개적인 능력검증 과정」을 도입하라는 목소리에 대해 밀실에서의 흥정과 타협으로 대답했다. 오직 자신의 사람을 심기위해 혈안이 된 협회에게 그런 과정은 거추장스러웠음에 분명하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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