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해안에 고래가 크게 증가, 포경재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세계적 희귀종인 혹이빨부리고래와 흑고래가 부산과 강원 해변에서 잇따라 숨진채 발견됐다.8일 오전 5시께 부산 기장군 일광면 동백리 수궁횟집 앞 해변에 길이 5.35m, 무게 1.5톤 가량의 암컷 혹이빨부리고래가 숨진채 파도에 떠밀려온 것을 인근 주민 김모(67)씨가 발견했다.
국립수산진흥원에 따르면 이 고래는 북태평양과 일본 및 한국연안 등지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됐으나 실체가 목격된 일이 거의 없는 세계적 희귀종이다.
국립수산진흥원 김장근(金長根·43)연구관은 『혹이빨부리고래는 일본 고래도감에 5.3m짜리가 가장 큰 것으로 기록돼 있으나 이번에 발견된 것은 이 보다 더 커 세계기록을 고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고래는 육지로부터 40마일이상 떨어진 먼바다에 사는데 수명이 다해 육지에 좌초(Strandings)된 뒤 파도에 떠밀려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앞서 지난달 29일 강원 삼척 후진해수욕장에서도 길이 5m, 생후 2~3년생의 흑고래 1마리가 숨진채 발견됐다.
흑고래는 조선시대 문헌 난호어목기(蘭湖漁牧記)에 내인어(內人魚·깊은 바다에 살고 있어 사람들이 드물게 본다라는 뜻)로 소개돼 있어 우리나라 근해에 분포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됐을 뿐 실물이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흑고래는 수심 1,000~3,000m의 대륙붕 급경사면이 발달한 북태평양 심해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은 몸체에 새부리 모양의 긴 주둥이와 둥근 이마가 특징이다.
수진원 관계자는 『희귀종 고래의 잇따른 발견은 동해안에서 고래의 개체수 증가와 더불어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부산=목상균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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