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24세의 청상과부가 남편에 대한 그리움과 아들 없는 신세를 견디다 못해 자살하면서 남긴 한글 유서 2편이 발견됐다.한국정신문화연구원 임치균(林治均)교수는 7일 유씨 부인이라고만 알려진 조선 후기 여인이 자살을 결심하고 어린 딸과 시부모에게 쓴 한글 유서 2편을 「한글 필사본 고소설 자료총서」(오성사 영인본)에서 발굴했다고 밝혔다.
유서에는 한 살 연상이던 남편이 22세에 별시에 급제했으나 3년 뒤 폐병으로 죽자 시부모가 서울 간 틈을 타 자살하는 사연과 부모에 대한 효, 혼자 남을 딸 팽아(5세)를 걱정하는 심경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부인은 글에서 「남편의 옥골신체와 청고한 뜻이 날로 새로워 견딜 수 없다」 하고, 또 「아들 하나 두지 못하여 이 지경에 이르렀다」고 적었다.
임교수는 『소설을 필사하면서 당시의 「열녀 이야기」를 후대에 귀감삼으려고 적었을 것』이라며 『자료총서 목차에 빠져 있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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