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아파트를 지어라」, 「명품아파트를 건설하라」, 「다이너스티같은 아파트를 만들라」이건희(李健熙)삼성그룹 회장이 최근 아파트를 세계적인 수준의 「명품(名品)」으로 만들라고 지시, 건설업계는 물론 재계가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발언이 정주영(鄭周永)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모델하우스 현장을 직접 방문해 「최고의 아파트」건설을 주문한 지 보름여만에 나온 것이어서 아파트를 둘러싼 그룹간 자존심대결의 신호탄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7일 건설업계와 재계에 따르면 이건희회장은 최근 일본 출장에 앞서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추진하고 있는 서울 도곡동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사업(59층 2개동 및 60층 1개동, 가칭 타워 팰리스)에 강한 불만을 표시, 아파트 모델교체등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불호령을 내렸다.
이회장은 『앞으로 삼성의 아파트는 국내는 물론 세계 초일류의 명품아파트가 될수 있도록 하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회장이 아파트건설에 이처럼 적극적으로 개입한 것은 처음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 19일 정주영현대명예회장은 현대건설 정몽헌(鄭夢憲)회장과 김윤규(金潤圭)사장 등을 대동하고 김포 장기동 현대아파트 모델하우스를 찾아 방문객들을 위해 직접 경품권을 뽑는 등 「아파트세일」에 나서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75년 서울 압구정동 아파트건설 현장 이후 24년만에 처음으로 현장 나들이에 나선 정명예회장은 이날 건설관계자들에게 『최고의 아파트를 지어달라』고 누누히 강조, 아파트사업에 남다른 애착을 보였다.
정회장의 이같은 행보는 아파트건설 경쟁에 불을 붙이는 도화선이 됐다. 그룹에서 분가한 정몽규(鄭夢奎)현대산업개발회장도 이틀뒤인 21일 김포 장기 현대아파트와 한강을 두고 마주보고 있는 경기 파주교하 현대아파트 모델하우스를 전격 방문했다.
「자동차맨」에서 「아파트맨」으로의 변신에 강한 열의를 보이는 정회장은 이날 현장관계자들에게 『다이너스티같은 아파트를 지어달라』며 당부했다. 국산승용차 중 최고급차로 꼽히는 현대자동차의 다이너스티처첨 최고품질의 아파트를 지어달라는 주문이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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