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목의원 체포동의안 부결은 한나라당에 내부결속 강화라는 덤의 선물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이회창(李會昌)총재의 지도력은 한층 강화되고, 의원들은 그동안의 열패감에서 벗어나 자신감을 얻는 계기를 갖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소속의원 134명 가운데 와병중인 최형우(崔炯佑)의원을 제외한 133명 전원이 표결에 참여한 것도 유의미한 대목이다. 『한나라당에도 미래가 있음을 보여준 것 아니냐』는 얘기들이다.
그렇잖아도 당내에 마땅한 공간을 찾지못하던 비주류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게 됐다. 당장 이총재를 걸고 넘어질만한 「고리」가 없을 뿐더러 모처럼 맞게 된 단합 분위기를 깨뜨릴 엄두를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3·30 재·보선 패배이후 수도권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분출됐던 지도부 책임론과 당 개혁 요구도 당분간 수면 밑으로 잠복하거나 순(順)방향으로 진행될 공산이 커졌다.
「3·30 부정선거」 투쟁도 보다 내실있게 진행될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체포동의안 가결을 전제로 장외투쟁까지 계획해 둔 상태였는데, 동의안이 부결됨에 따라 이를 장내로 수렴할 가능성이 커졌다. 투쟁의지 약화라기보다는 원내투쟁 강화로의 방향전환이다.
실제로 체포동의안 부결 후 의원들은 『똘똘 뭉쳐서 부정선거 문제를 확실히 따져보자』고 결전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와함께 한나라당의 여여공조 균열작업도 한결 탄력을 받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한나라당이 마냥 승리의 기쁨에 들뜰 처지는 못 된다. 체포동의안 부결과 민심의 소재는 엄연히 별개인 때문이다. 또 당장 이총재의 당 개혁플랜이 가시화 단계에 들어가면 한바탕 회오리도 불가피한 실정이다.
/홍희곤기자 h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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