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金鍾泌)총리가 7일 오후 서상목의원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뒤 오후 내내 몹시 역정을 냈다. 말붙이기조차 힘들 정도였다는게 측근들의 전언이다.김총리는 당초 상당히 느긋한 표정이었다. 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 자민련 구천서(具天書)총무로부터 『굳이 참석해 한표를 행사안해도 걱정없다』는 연락이 왔기 때문. 그러나 국회 의원회관에서 TV로 표결과정을 지켜보던 도중 전혀 뜻밖의 결과가 나오자 안색이 돌연 굳어졌다.
김총리는 표결 직후 박태준(朴泰俊)자민련총재가 전화를 걸어왔을 때도 『보고는 필요없다. 일을 왜 그따위로 하느냐』며 전화를 끊어버린 것으로 전해졌다. 김총리는 곧바로 총리실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자민련 구총무로부터 카폰 전화를 받고도 마찬가지로 질책했다.
자민련 김용채(金鎔采)부총재가 부랴부랴 총리실로 아왔으나 김총리는 면전에서 『일을 그따위로 하느냐, 다시는 상대하지 못할 사람들이다』라고 호되게 야단을 쳐 돌려보냈다는 후문이다.
김총리가 이처럼 화를 내는 것은 이번 결과를 놓고 유독 자민련쪽에 의심의 눈초리가 집중되는데다 향후 내각제 달성을 위한 여여공조에 균열이 생길 경우 그 책임 역시 자민련이 뒤집어쓸 우려가 있기때문으로 풀이된다.
/홍윤오기자 yo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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