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 사용하다보면 종종 영화 「레인맨」이 생각난다. 자폐증환자인 주인공 더스틴 호프만은 정상적인 사고를 하지는 못하지만 암기에 있어서는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다.더스틴 호프만과 같이 컴퓨터는 인간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빠른 계산능력과 많은 양의 정보저장능력을 갖고있다. 하지만 일일이 할 일을 지시해주지 않으면 컴퓨터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다.
만일 더스틴 호프만처럼 스스로 사고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아오도록 하는 등의 심부름을 시키려 한다면 보통 복잡한 일이 아닐 것이다. 슈퍼마켓까지의 약도로부터 물건을 고르고 돈을 지불하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으로 가르쳐주어야 한다.
이처럼 일일이 지시하는 일을 컴퓨터에서는 프로그램이라 부른다. 프로그램을 하드디스크 등에 저장하는 것은 심부름을 위한 지시사항을 종이에 적어 호주머니에 넣어주는 것과 같다. 시킬 일이 많다면 별도의 종이가 여러장 필요할 것이다.
심부름과 직접 관계는 없으나 자동차를 피하거나 신호를 지키는 등의 기본적 「생존방법」을 가르쳐주는 종이는 운영체제(O/S)에 해당한다.
윈도나 유닉스 등은 바로 이같은 운영체제이고 아래아한글이나 MS워드 등 워드프로세서, 엑셀 등 스프레드시트, 넷스케이프 익스플로러 등 웹브라우저는 모두 응용프로그램이다. 아이콘을 두번 클릭하는 것은 이들 프로그램을 가동시키는 것이다.
프로그램이 만들어내는 문서 등 데이타파일은 심부름을 통해 사온 물건이라 할 수 있다. 심부름 잘 시키기가 바로 컴퓨터 잘 사용하기다.
정광철기자 kcj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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