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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존재인정] 북한의 의도는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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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존재인정] 북한의 의도는 뭔가

입력
1999.04.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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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최근 주한미군의 존재에 대해 「평화유지군」으로의 지위변경을 전제로 긍정적 입장변화를 보인 배경은 뭘까.이에대해 우리 내부에서는 우선 『주한미군문제를 4자회담의 의제로 상정시키기 위한 고도의 유인술』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주한미군 「철수」라는 말에 대한 한·미 양국의 거부감을 「지위변경」이라는 포장을 통해 누그러뜨려 주한미군 문제를 4자회담 의제로 올려놓은 뒤 본격적으로 주한미군 철수 또는 감축 협상쪽으로 4자회담을 끌고가려는 의도』라는 시각이다.

일부에서는 『북한도 장기적으로 동북아 안정 보장 차원에서 미군 주둔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어 그 속내를 드러낸 게 아니냐』고 보고 있다. 『동북아 안보정책의 큰 틀에서 주한미군 문제를 처리하고 있는 미국이 미군철수에 동의할 가능성은 없는 만큼 평화유지군쪽으로 주한미군의 지위를 바꿈으로써 미국과의 적대관계 해소에 도움을 얻으려는 전략』이라는 얘기다. 정전협정 당사자로서 북한은 「교전자」의 지위인 주한미군이 평화유지군으로 바뀌면 적(미군)을 중립적 위치로 변화시키는 효과를 얻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도 이런 문제점때문에 주한미군의 지위변경 문제를 논의하자는 북한의 제의를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 것으로 분석된다. 단적인 예로 한반도에서 무력충돌이 일어나면 현재는 주한미군이 남한의 동맹군이 될 수 있지만 주한미군의 지위가 평화유지군으로 바뀌면 미국은 남북한 어느 쪽의 편도 들지 못하는 중립적 위치에 서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이유로 한·미양국은 그동안 평화체제가 정착된 후에나 주한미군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한·미 양국이 북한의 의도를 부분적으로나마 확인한 이상 4자회담에서 「한반도 평화체제정착을 위한 방안」의 하나로 「주한미군의 지위변경문제」를 논의하는 문제를 굳이 회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윤승용기자 syy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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