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된다고 하지 마라. 안하니까 못하는 것이다』 1일부터 방영되고 있는 제2 건국 캠페인 CF 「신지식인」편에서 첫 모델로 나온 심형래(41)씨가 하는 말이다. 정부는 그를 신지식인으로 공인했다.코미디가 아니다. 코미디언 출신의 신지식인이라고? 웃긴다는 사람들의 시선에 그는 답한다. 『학력도 지식도 아니다. 한 분야의 1인자가 신지식인이다. 나는 남들이 안하는 한국의 SF영화란 장르를 터득했다』 아시아위크도 한국의 「밀레니엄 리더」로 컴퓨터 테크놀로지분야에서 심형래, 체육분야에서 박세리, 둘만을 뽑았다.
조악한 어린이영화나 만들고, 바보연기나 하는 코미디언에서 이제 그는 21세기형 영화제작자이자 사업가로 우뚝 섰다. 『남들이 보든 말든 난 해왔다. 기술과 인력의 불모지에서 진흙으로, 사람이 안에 들어가는 인형으로 공룡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 10년동안 SF영화에만 매달렸다』
영화 「용가리」는 그 눈물과 설움의 결실이다. 아이디어와 상상력을 영상화할 수 있는 120명의 젊은이들, 꾸준히 마련한 150억원 규모의 첨단장비 덕분이다. 순수제작비 115억원짜리 「용가리」는 합성과 음향작업만 마치면 전세계에 불을 뿜을 것이다. 5월 12일부터 열리는 칸영화제에는 40분짜리 「용가리」필름이 선을 보인다. 그는 지난 해 월트디즈니사가 있던 리츠칼튼 호텔의바로 그자리에 부스를 차린다. 옆에는 폭스사, 유니버설사가 자리잡는다.
심형래는 『전세계 70% 국가에 판매, 총수출액 1억달러』를 자신했다. 지난달 미국필름마켓(AFMA)에서 「용가리」수출가격이 5배나 뛰었고 「고질라」보다 낫다는 반응을 확인했다. 이미 일본 반다이사 사장단이 그의 영화사 영구아트무비를 다녀갔고, 5월이면 미 콜롬비아사 사장단이 온다. 영화제작과 투자를 위해서다. 『1억 7,000만달러를 들인 「고질라」보다 1,000만달러짜리 「용가리」가 낫다면 경쟁력은 얘기할 필요조차 없다. 내 꿈인 할리우드 정복이 빠르면 「용가리」에서 이뤄질지도 모른다』
그에게 영화는 국내흥행에 목을 거는 도박이 아니다. 리스크가 가장 작은 산업이다. 10%의 가격으로 같은 품질의 상품을 내놓을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원 원천유원지에 1차로 1만평 규모로 올해부터 건설을 시작한 영상 테마파크도 가능하다. 유니버설스튜디오의 쥬라기 테마파크처럼 용가리, 티라노, 파워킹, 이무기, 콘돌 등 독자적 캐릭터를 활용하고, 장기적으로 디즈니랜드처럼 수출도 하겠다는 계획이다.
다음 달이면 자서전 「내가 거꾸로 가는 이유」까지 출간하는 심형래. 그는 이번 어린이날에는 춤추고 웃기는 대신 서울 라마다르네상스호텔에서 아이들과 어머니를 위한 강의를 준비했다. 『아이들을 틀안에 가두려 하지 마라. 지문이 틀리듯 각자 개성이 있다. 실컷 뛰놀고 가장 좋아하는 것을 해라. 마니아가 많은 나라가 이긴다. 누가 뭐래도 자기 갈 길을 가라』
/이대현기자 leed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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