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과 심은하. 젊음이 있고, 감성이 있고, 섬세함이 있다. 단 두 편의 영화로 최고 자리에 오른 여리고 순수한 전도연. 영화와 드라마의 매력을 꿰뚫어 보며 해를 이어 백상예술대상의 정상에 오른 당찬 신은하. 전도연과 심은하의 전성기다.시골길을 가다 잡초 사이에 수줍은듯 피어있는 들꽃을 보면 그의 어머니는 『우리 도연이 같다』고 했다. 그 이름 모를 들꽃은 이제 누구나 기억하는 꽃이 됐다. 단 두 편의 영화로 최우수연기상. 전도연(26)은 가슴이 벅차다.
여러 편의 TV드라마를 할 때는 상복이 없었는데…. 그러나 영화는 처음부터 그를 스타로 만들었다. 어딘가 애처롭고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사는 여자. 그 여자는 「접속」에서 대화와 인간관계가 단절된 도심 속 사랑을 발견했다. 「접속」의 대성공은 그를 영화에 머무르게 하는 역할도 했지만 부담감도 안겼다. 최우수연기상을 안겨준 「약속」(감독 김유진)은 그가 1년이란 시간을 두고 조심스럽게 선택한 작품이었다.
「약속」은 연극 「돌아서서 떠나라」가 원작. 전도연은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엉엉 소리내 울었다. 아무리 속이 상해도 그것을 삼키고 숨겨온, 그래서 더욱 그 아픔을 오래 간직하던 전도연에게 「약속」의 채희주는 너무나 반가운 존재였다. 실컷 울고불고 할 수 있으니까. 정말 사랑하는 남자(박신양)를 보내면서 질펀하게 눈물을 쏟았다. 참았던 눈물이기에 관객들은 그 슬픔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전도연 영화에는 「사랑과 슬픔」이란 공통분모가 있다. 그것을 섬세하게 만드는 것은 그의 맑은 감성이다. 지난 달 27일 개봉한 그의 세번째 영화 「내 마음의 풍금」(감독 이영재). 그는 열일곱의 늦깎이 초등학교 5학년생으로 21세의 총각 선생님에게 사랑을 느끼는 홍연희가 됐다. 사람들은 말한다. 『정말 어쩌면 전도연이 저렇게 철없고 순수한 열일곱의 설레임과 속상함을 보여줄 수 있을까』라고. 그것이 전도연이다. 자기를 감추고 영화 속으로 들어가 버리는.
/이대현기자 leed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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