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백상예술대상] 영예의 대상.. 연극 오태석

알림

[백상예술대상] 영예의 대상.. 연극 오태석

입력
1999.04.05 00:00
0 0

중견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오태석씨의 「천년의 수인」은 뜨거운 공간, 해방전후를 직시한 작품이다. 한국적 연극, 한국적 볼거리를 추구해 온 그가 처음으로 근현대 정국을 소재로 삼았다.대상 작품상 희곡상 등 세 분야에 걸쳐 심사위원의 만장일치에 빛나는 이 작품은 「테러」의 연극이다. 현대사를 굴절시켰던 일련의 폭력들. 후세는 과연 누구를 영어의 신세로 처단할 것인가에 대한 노장의 판단이다.

건국 초기. 청년 안두희는 우국의 일념으로 김구를 암살했다. 그러나 그는 국민의 원흉이 돼 숨어 살아 왔다. 96년 10월, 한 시민의 안두희 처단 사건을 뉴스로 접한 것이 시발점이었다. 숨어 있던 안두희와 갑자기 맞닥뜨린 오씨의 기억은 세 가지 테러를 끄집어 냈다. 본의 아니게 테러리스트가 돼 버린 미전향 장기수, 광주민주항쟁 당시 국민을 향해 총을 들어야만 했던 대학생 출신 특전단이 한 무대(정신병원 병동)에서 만나게 됐다. 수인, 둘 다 똑 같은 사람이다. 거대한 아가리에 갇힌 자와, 그 굴레를 벗어던진 자는 과연 다를 바 무엇인가?

『이들을 의식적으로 처단하지 않으면, 결국은 우리 자신이 테러리스트나 다름 없다』 썩어 문드러진 우리 얼굴을 직시해야 되지 않겠느냐는 내면의 목소리에 그는 연극적으로 답했다.

이호재 전무송 등 오랜 연극 동료와 극단 목화의 호흡이 인상적이었던 이 무대를 그는 『과거를 금세 잊어 버렸거나, 회피해 온 우리 스스로에게 던지는 돌팔매』라고 말한다. 흐지부지 끝난 반민특위가 그 대표적 사례가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소극장으로 옮겨 가면, 관객과 훨씬 가까워진 무대가 될 것』이라며 지금 그는 새 극장에의 꿈에 부풀어 있다. 현재의 성좌 소극장을 인수, 5월 7일 「아룽구지」 극장으로 개명해 꾸려나간다. 새 극장 이름은 고향 충남 서천 와룡마을의 순 토박이말. 「춘풍의 처」 「부자유친」등 그의 대표작부터 먼저 올릴 작정이다. 장병욱기자 aje@hk.co.kr

(C) COPYRIGHT 1999 THE

HANKOOKILBO

(C) COPYRIGHT 1998 THE HANKOOKILBO -

KOREALINK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