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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어실에서] 미국 불안한 '닌텐도 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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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어실에서] 미국 불안한 '닌텐도 게입'

입력
1999.04.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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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의 대유고 공습이 11일째로 접어든 3일 브뤼셀의 나토 지휘부. 웨슬리 클라크 나토군 총사령관은 공습이후 코소보를 탈출한 29만명의 난민 처리에 대한 특단의 조치를 발표했다. 알바니아에 전진사령부를 설치하고 구호품 지원에 수천명의 무장보호군을 파견한다는 것.B52폭격기와 토마호크 미사일을 앞세워 발칸의 무법자 슬로보단 밀로셰비치를 응징하겠다며 기세등등하던 나토가 뜻하지 않은 난관들로 진퇴양난에 봉착해 있다. 연합군의 공격을 받은 밀로셰비치가 굴복하기는 커녕 문제의 코소보주 알바니아계 주민을 강제추방하면서 공습이 역효과를 나타낸 것이다. 코소보에서 겨난 난민들은 알바니아, 마케도니아 등 주변국을 넘어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전역으로 흘러들어가 유럽의 골치거리가 돼버렸다.

미국 주도의 공습은 애초부터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도 있다. 유럽 앞마당에서 진행되면서 유럽안보와 직결되는 발칸문제에 발을 들여놓은 미국은 마치 리모콘으로 「닌텐도 전쟁게임」하듯 공중폭격으로 일관했다. 3명의 미군 병사가 유고에 포로로 잡히면서 지상군 투입론이 거세 졌지만 클린턴의 반대는 아직 확고하다. 미국에게는 소말리아내전의 악몽이 생생하다. 반군들에 잡힌 병사들이 죽임을 당한채 거리에서 짐승처럼 끌려다니는 모습을 지켜보며 황급히 철군했던 쓰라린 기억이 있다.

인권이 주권에 앞선다는 판단아래 국제사회가 주권국에 대해서도 인권옹호를 목적으로 무력개입할 수 있다는 공습 명분도 전쟁상황에서 빛을 발하지 못했다. 사담 후세인이나 오사마 빈 라덴에 대한 여러차례의 무력응징으로 이들에게 강력한 방어기재만 제공했던 전례와 다를 바 없다. 적어도 이번 전쟁에 관한한 미국의 외교 군사정책은 대외 경제정책에 훨씬 못미친다는 지적이다. 이번 전쟁이 결국 실패로 끝난다는 섣부른 전망도 그래서 나온다.

코소보사태는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걸프전때와 마찬가지로 승자도 패자도 없을 가능성이 많다. 82년 포클랜드전 이후 전쟁은 「혼돈게임」이 되고 말았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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