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출연을 위해 방송사에 도착하면 대통령도 피해 갈수 없는 곳. 바로 분장실이다. 3월 31일 오후 4시 MBC 1층 남녀 분장실. 허겁지겁 들어 온 「뉴스 데스크」의 이인용 앵커가 거울 앞에 앉는다. 퍽이나 어색하고 이상하게 보이지만 정작 이앵커는 자연스럽게 분장사 윤영미씨에게 얼굴을 맡긴다. 윤씨는 5분 동안 이앵커의 얼굴 번들거림을 막고 윤곽을 뚜렷하게 하기 위해 분과 섀도우 파운데이션을 바른다.맞은편에는 낯익은 얼굴의 개그맨 홍기훈이 보인다. 「오늘은 좋은 날」 녹화를 위해 일본 경찰역에 맞는 분장을 하기 위해서다. 『처음 분장실에 들어왔을 때는 주뼛주뼛 했지만 하루 이틀 지나니까 아무렇지도 않아요』라고 말한다. 특집 「사랑의 스튜디오」에 출연할 농촌 총각 신상기(27·경남 밀양시 무안면)씨 등 남자 출연자 4명이 이날 오전 분장실을 찾았다. 방송사도 처음이지만 더더욱 남자가 화장한다는게 내키지 않았는지 얼굴이 굳었다. 여자 분장사들은 출연자들의 얼굴이 경직돼 화장하는데 애를 먹었다.
『김대중대통령은 대선후보 토론회 등에서 분장을 한 경험이 많아 「국민과의 대화」를 할 때는 잘 해달라는 당부와 함께 아무 거리낌 없이 분장을 했다』고 분장실 유승태실장은 설명한다.
분장은 필수적인가? 육안으로 볼 때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얼굴도 TV화면에 재현되면 조명 반사로 번들거리고 수염자욱 등은 지적분하게 보여 반드시 분장을 해야 한다. 분장은 크게 두가지. 홍기훈처럼 드라마나 코미디의 출연진이 하는 「캐릭터 분장」과 합창단 무용단 토론프로 출연자나 기자 등이 주로하는 「스트레이트 분장」.
분장실 팀은 분장사, 머리만을 만져주는 미용사, 가발 수염 등을 담당하는 특수 분장사로 구분. 방송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50여명 정도의 분장사가 있다.
분장사 권현주씨는 『노역에 출연한 젊은 여자 탤런트들이 분장을 한 뒤 조금 더 예쁘게 보이려고 분장을 고칠 때가 제일 기분 상한다』고 말한다. 분장사들은 가끔 유명 연예인중에 반말을 하는 사람을 보면 분장 잘 해주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다고도 했다.
하루 200여명이 이용하고 있는 MBC 분장실에서 한달 사용하는 화장품 값만 500만원. 탤런트를 비롯한 텔레비전 출연자들이 화려한 외모를 자랑할 수 있는 것은 상당 부분 분장사가 있기에 가능하다는 것을 아는 시청자는 드물 것이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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