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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인물] 금강개발 신임 사장 이병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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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인물] 금강개발 신임 사장 이병규씨

입력
1999.04.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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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현대그룹 계열사인 금강개발산업사장에 임명된 이병규(46)씨가 다시금 재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정주영 명예회장의 분신으로 불릴 정도의 절대적 신임도가 아직도 변함이 없다는 사실을 내외에 과시했기 때문이다. 금강개발산업은 현대백화점을 경영하는 회사로 정명예회장의 3남 몽근씨가 키워온 기업이다. 따라서 정명예회장의 재산을 관리하는 아산재단 사무처장 겸 중앙병원부원장에서 알짜 기업의 대표이사로 전격 승진한 이사장은 21세기 그룹을 이끌어갈 전문경영인의 위상을 굳힌 셈이다.이사장은 왕회장(정명예회장의 별칭)의 속내를 누구보다 잘 읽어 「그림자」이자 최측근 인사로 통한다. 77년부터 92년까지 무려 16년간 왕회장 비서와 비서실장으로 보필해 눈빛만 봐도 아는 이심전심의 사이다.

이사장과 왕회장의 인연은 76년 12월 말 그가 현대건설에 입사하면서 시작됐다. 77년 1월 초 농구장에서 농구를 하던 그는 비서실 이전갑과장(현 현대·기아자동차 기조실 부사장)의 연락을 받았다. 비서실에 근무하라는 통보였다. 그는 부랴부랴 이발소로 달려가 머리를 깎고, 양복으로 갈아입고 왕회장을 5분간 면담했다. 『앞으로 1년간 같이 일해보자』 왕회장의 지시는 간단했다.

이사장은 『당시 비서실근무는 길어야 2∼3년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치밀한 일처리와 유창한 영어실력, 묵직한 입, 타고난 부지런함 등의 장점을 꿰뚫어 본 왕회장은 다른 자리로 내보내지 않았다. 그는 왕회장의 두터운 신임에 힘입어 90년 37세의 나이에 비서실장과 신설된 문화실장까지 겸직하면서 고속 승진가도를 달렸다.

그의 인생역정은 92년 왕회장이 대선판에 뛰어들면서 전기를 맞았다. 정명예회장이 통일국민당 대표최고위원으로 대통령선거에 출마하자 대표비서실장겸 특별보좌역으로 정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다. 그러나 대선패배와 함께 그는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왕회장을 보호하고 국민당 비자금의 「X-파일」이 공개되는 것을 막기 위해 1년8개월간 기나긴 도피생활을 해야 했다. 「주군」에 대한 극진한 충성심의 발로였다.

왕회장은 희생에 대한 보답으로 94년 11월 그를 문화일보 수석부사장에 임명했다. 그러나 당시 김영삼 대통령이 복귀의 첫 발을 언론사 간부로 내딛게 한 현대측 조치에 불쾌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이듬해 1월 아산재단 사무처장 겸 중앙병원부원장으로 옮길 수 밖에 없었다. 그는 최근 왕회장에게 불려가 『금강개발산업을 최고의 회사로 키우라』는 지시를 받고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다. 비서로 잔뼈가 굵은 그가 최고경영자의 자질을 시험받는 심판대에 오른 것이다. 그는 『시장개방으로 몰려오는 외국유통기업과 싸워 이길 수 있는 경쟁력을 키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의춘기자 e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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