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시나리오, 그리고 감독이라는 세 역할을 동시에 한다는 것은 좀 버거운 일이었습니다. 무거운 짐이었죠. 격려를 보내주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어쩌면 우리 영화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편 중의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한국형 블록버스터 「쉬리」로 영화부문 대상, 감독상, 작품상을 동시에 거머쥔 강제규(37)감독. 작품이 아닌 감독 개인에게 대상을 돌린 것은 그가 영화 기획과 창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때문이다. 흥행 영화를 표방한 철저한 타깃 설정, 그리고 밀도 있는 작품이 바로 영화 「쉬리」의 성공요인.
『새로운 시도와 가능성, 그리고 관객들의 호응. 이 세가지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3관왕」을 차지한 세가지 이유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쉬리」는 국내 최고의 관객 기록 동원을 「예약」한 상태로 우리 영화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30억원이 투입된 이 영화를 기획한 것은 96년 북한 식량난 보도를 접하고 부터. 평소에 관심이 있었던 남북문제를 영화 소재로 차용, 할리우드와는 다른 첩보액션영화를 만들었다.
중앙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84년 영화계에 입문한 그의 시나리오 데뷔작은 정치인 살해사건을 다룬 「누가 용의 발톱을 보았는가」(89년), 「크랭크 인」의 꿈을 달성한 것은 「은행나무 침대」(96년)이다. 서울관객 68만명을 기록한 흥행영화로 환타지 영화붐을 주도했다. 그리고 바로 3년만에 날린 「장외 홈런」이 바로 두번째 영화 「쉬리」. 백상예술상과는 인연이 깊어 94년 「게임의 법칙」으로 시나리오상을 수상했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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