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내부가 뒤숭숭하다. 당장 수도권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정풍(整風)운동」이 적지않은 파문을 낳고 있다. 목소리를 죽이고 있던 비주류의원들도 세규합 움직임을 보이면서 이회창(李會昌)총재를 은근히 압박하고 있다. 선거구제 결정문제도 당의 향방을 가름하는 「뜨거운 감자」가 아닐 수 없다. 한나라당의 당내현안을 점검해 본다.◆초·재선 개혁요구로 다파전 양상
수도권 초·재선의원들의 당 개혁 요구는 일과성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 파장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이들은 지도부에 「특단의 대책」을 주문하고 있다. 『이총재가 영남당에 안주할 것인지, 전국당으로 변신할 것인지 결단을 내려달라』는 사실상의 「압박」이다. 개혁의 내용은 중·대선거구제 도입과 과감한 외부인사 수혈, 수도권 공들이기 등으로 압축된다.
수도권 초·재선의원들의 이같은 요구는 당내 여러 계파들과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충돌, 다파전 양상으로 비화할 조짐이 엿보이고 있다. 한 중진의원은 「수혈론」주장과 관련, 『우리를 몰아내자는 것이 아니냐』며 『연합군단내에서 한쪽 목소리가 커지면 다른 쪽에서 불편하게 된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또 소선거구제를 선호하는 영남권 의원들은 중·대선거구제를 내세우는 초·재선 의원들에게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선거구제를 둘러싼 갈등
영남권 의원을 중심으로 한 소선거구제의 세가 더 큰 것은 분명하다. 이총재도 수차례 『계파 보스들이 힘을 얻는 식의 제도(중·대선거구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대선거구제 지지세가 만만치 않다. 특히 수도권 의원들은 「살아남기 차원」에서 중·대선거구제를 적극 입에 올리고 있다. 호남·충청권의 원내외 위원장까지 포함하면 수로도 밀리지 않는다. 당론인 소선거구제가 뒤바뀔 가능성은 높지 않더라도 갈등 소지는 다분하다.
현역 지역구 의원을 대상으로 한 지난달 본보 조사에서도 수도권의 경우 선수(選數)에 관계없이 과반수(61.2%)가 중·대선거구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월에 신청받은 사고지구당 조직책 선정을 또다시 미룬 지도부의 결정도 이같은 분위기와 전혀 무관치 않다.
◆비주류 움직임 본격화
당내 비주류의 「거사」움직임은 아직 포착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때」를 대비해 물밑에서 동조세력을 규합하고 결속을 다지는 행보는 시작됐다. 민정계의원 20여명은 9일께 골프모임을 갖고 당내 현안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하기로 했다. 그러나 결정적 움직임의 시기를 놓고는 여러갈래의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이한동(李漢東)고문은 6월까지 두고보자는 입장인 반면, 강재섭(姜在涉)의원은 내년 16대 총선까지 현행체제를 유지하자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5월 중·하순께 영국나들이에 나설 예정인 김윤환(金潤煥)고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영국방문후 뭔가 화두를 갖고 오지 않겠느냐』는 것이 당 주변의 분석이다.
/최성욱기자 feelcchoi.co.kr 김성호기자 s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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