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리」에서의 박무영 역은 스크린에 그냥 비쳐지는 것만으로 그의 캐릭터를 반쯤은 보여주는 것이죠. 사상무장이 된 북의 인텔리 장교와 남의 첩보요원(한석규), 마음이 흔들리는 공작원(김윤진)과의 적대적 갈등을 어떻게 잘 표출하느냐가 관건이었지요. 눈빛, 체취로 말하는 것이 싸우고 폭파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믿었습니다』「쉬리」에서의 북한 공작원 박무영 역으로 영화부문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한 최민식(37)은 연극무대에서 익힌 연기 철학을 이번 영화에서 마음껏 쏟아냈다. 공작원 출신 귀순자들로부터 생생한 이야기를 전해들었고, 80㎏에서 68㎏으로 감량했다. 6개월간의 무술훈련으로 허리에 부상도 입었다. 『이런 영화 찍으면서 그정도 안다칠 수가 있느냐』는 게 그의 말. 『한석규 송강호 등 후배 연기자에게 미안하다』는 말도 여러 차례.
동국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후 연극무대에서 살다 영화에는 88년 「구로아리랑」으로 입성했다. 「넘버 3」, 「조용한 가족」에서의 연기로 「연기파」 배우로 분류됐지만 상복은 별로 없었다. 93년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으로 아태영화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고, 지난 해 서울연극제출품작 「택시 드리벌」로 동아연극상을 수상했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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