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두개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하나는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신유고연방 대통령이 상대이고, 다른 하나는 난민이다』제이미 시어 나토 대변인은 최근 브리핑에서 나토가 처한 어려움을 이렇게 표현했다. 공습에 따른 대량난민 사태를 예견하지 못했던 잘못을 인정함과 동시에 난민사태가 코소보 분쟁해결여부의 「열쇠」가 될 만큼 절박한 상황이라는 점을 실토한 것이다.
지난 10일간의 공습기간중 인근 마케도니아, 몬테네그로, 알바니아로 탈출한 코소보내 알바니아계 난민은 31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중 절반이상인 16만5,000명이 알바니아로 들어왔고, 이달 들어서는 매일 평균 4만명이 알바니아 국경을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토가 3일 지상군 파병의 전초전이 아니냐는 의혹을 감수하면서까지 6,000~8,000명의 난민보호군을 알바니아에 파견키로 한 것은 지금까지의 수동적인 난민유입 대책이 한계에 이르렀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사실 나토는 공습과정에서 발생한 사상초유의 난민사태에 대해 안팎으로 심한 중압감에 시달려 왔다.
『나토공습이 결과적으로 난민발생을 부채질하고 있다』 『밀로셰비치의 인종청소 작전에 나토가 이용당하고 있다』 는 게 비판의 요지였다. 심지어 나토 기자회견장에서는 빌 클린턴 미 대통령과 하비에르 솔라나 나토 사무총장을 전범으로 기소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까지 대두됐다. 근거없는 전황브리핑으로 가뜩이나 언론의 따가운 눈초리를 받고 있는 나토로서는 악화하는 여론을 시급히 진화시켜야 할 필요성을 느꼈음직 하다.
나토의 한 관계자는 평화협정과는 관계없이 코소보에 지상군을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 경우 난민보호군이 난민의 안전귀환을 위해 코소보내로 진주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실패한 공습」이 낳은 대량 난민사태로 나토는 이제 조기 지상군 투입을 선택해야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게 됐다.
/황유석기자 hwangy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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