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세대의 이름으로 당신의 정치권 진입을 가결한다』1일 밤 서울 여의도 부근 모음식점에서는 인천 계양·강화갑 재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S변호사의 지지모임이 열렸다. S변호사의 선후배가 대부분인 참석자 100여명은 「386세대의 이름으로」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박수로 회의를 마쳤다. 한 참석자는 『예전같으면 선배들의 눈총이 따가워 386세대라는 말조차 꺼내지 못했다』면서 『이제는 당당히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모임은 「젊은층 수혈론」발언 이후 달라진 정치권 풍속도를 그대로 보여준다. 소위 80년대 대학생활을 보내 386세대라고 불리는 정치지망생들은 수혈론이 나온 이후 상당히 고무돼 있다.
386세대 모임이 각광을 받자 이 분위기에 편승, 정치권을 기웃거리는 이들도 적잖이 나타나고 있다. 곧 출범예정인 정치결사체 「젊은 한국」의 관계자는 『회원 150명으로 조직 구성을 마쳤지만 수혈론 발언이후 매일 10여명씩 가입문의 전화가 걸려온다』고 말했다. 지망자들은 군소사업가와 지방무대에서 활동하는 정치초년병들이 대부분. 국민회의의 한 당직자는 『정치권 입문 통로를 찾지 못해 방황하던 사람들이 수혈론이후 각종 개혁 그룹을 공천 통로로 착각,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순수한 청년단체들까지 오해를 받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386」이 뜨자 그 앞 세대인 「475세대(40대, 70년대 학번,50년대 출생)」들은 상대적 소외감을 느낀 탓인지 『우린 뭐냐』는 불만의 소리를 내고 있다. 40대의 국민회의 당직자는 『요즘 후배들의 목소리가 거세어 우리세대는 이미 퇴물이 된 것 같은 느낌』이라며 『우리세대도 각 방면에서 충분한 사회경험과 전문지식을 쌓으며 준비를 해왔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이에비해 수혈론은 기존 정치인들에겐 냉소와 견제의 대상. 국민회의 한 중진의원은 『정치는 연륜이지 혈기로 하는 것이 아니다』고 불쾌한 감정을 표시했다. 다른 의원도 『젊은 애들이 철없이 세과시를 하고 있다』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나타냈다. /이태희기자 taehee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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