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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세계] "은어사용 재미있어서"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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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세계] "은어사용 재미있어서"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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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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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걔, 전따야. 전따한테는 생까』 초등학생들이 흔히 쓰는 말들이다. 어른들은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는 이 국적불명의 은어들은 아이들의 언어세계를 보여준다.한동안 많이 쓰이던 짱(우두머리) 캡(최고) 당근이다 또는 말밥이다(당연하다)는 이미 고전이 됐고 최근에는 따돌림과 관련된 용어들이 많아졌다. 따돌이 따순이를 비롯해 전따(전교생이 따돌림) 개따(개도 따돌림) 은따(은근히 따돌림)등이 널리 퍼지고 있다. 이와 함께 담임교사를 「담탱이」로, 순진하고 개성이 없는 아이를 「씨빠빠」로 바꿔 부른다. 이밖에도 생까다(모르는 체하다) 째다(도망가다) 뒤땅깐다(뒤에서 욕하다) 야리다(노려보다) 숑숑대다(투덜거리다) 구리다(추하다) 살까다(소름끼치다) 등도 많이 쓰인다. 대부분 경음과 격음인 이 은어들로 하는 대화는 욕설에 가깝다.

아이들이 은어를 즐겨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한남대 마성식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재미있어서」(39%) 「버릇이 되어 무의식적으로」(35%) 「친근감을 주기 위해」(15%)로 나타났다. 서울 모 초등학교 6학년 박모군은 『은어가 나쁜 줄은 알지만 다른 아이들이 쓰는 말을 못알아들으면 따돌림당하는 느낌이 들어 따라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재은 창의성교육연구소장(전 이화여대교수)은 『대체로 청소년기에 일시적으로 유행하는 현상이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며 『자칫 과격한 행동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므로 그 말을 듣는 사람의 기분과 심정을 이해해야 한다는 식으로 설득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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