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콜피온스, 블론디, 셰어, 모던토킹…. 이런 그룹이나 가수를 추억 속의 스타로 기억하고 있다면 당신이야말로 구닥다리다. 요즘의 팝문화에 관심을 접어 둔 사람이다. 연륜과 새로운 사운드. 젊은 뮤지션이 잘 수혈되지 않는 세기말 팝음악계에서 이들은 「단비」이다.◆누가 누가
올 봄 팝계 최대의 히트는 역시 셰어. 53세의 그녀는 마력적 보컬의 매력이 듬뿍한 「Believe」로 전성기 인기를 능가하고 있다. 영화배우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는 이번 앨범에서 빠른 리듬의 이국적 멜로디, 가창력을 선보여 셰어를 몰랐던 신세대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386세대들이라면 디스코테크에서 한번 쯤은 들어보았을 「Call Me」. 이 노래를 부른 그룹 블론디는 76년 첫 음반을 내고 활동하다 82년 해산했다. 이들이 17년만에 그룹을 재결성하고 「No Exit」를 냈다.
금발에 섹시한 외모로 마릴린 먼로와 닮았다 해서 「로큰롤계의 모델」로 불리며 80년대 인기몰이를 했던 보컬 데보라 해리. 쉰이 넘은 그녀의 매력은 지금도 여전하다.
「Still Loving You」에서 클라우스 마이네의 절규같은 보컬이 인상적인 스콜피온스. 새 앨범 「Eye To Eye」의 홍보를 위해 11~15일 방한하고, 앨범 수록곡으로 유럽에서 싱글로 발매된 「What U Give U Get Back」의 뮤직비디오를 촬영할 계획. 조성모의 「To Heaven」을 찍었던 뮤직비디오 감독 김세훈씨에게 맡긴다.
「Rosanna」 「Africa」등에서 새롭고 상쾌한 사운드를 보여주었던 그룹 토토 역시 그간의 명상적 스타일을 벗고 대중성이 강한 「Mindfield」를 내놓았다. 「You're My Heart You're My Soul」의 그룹 모던 토킹. 디커 볼란, 토마스 앤더스 2인의 듀오는 지난해 7월 「Back For Good」을 내고 500만장 이상의 판매를 기록한 데 이어 2월 새 앨범 「Alone」을 냈다. 우리나라에는 5월께 소개되고 6월에 프로모션 투어를 검토중. 여성 그룹 록세트도 활동을 개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왜 노장들인가
『우선 복고주의다. 70, 80년대의 아티스트를 추종하는 신세대 가수들에 의해 그들의 노래가 리바이벌되면서 이들이 새롭게 등장할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됐다. 선후배가 상부상조한 셈이다. 한편으로는 정서다.
신세대 음악을 이해할 수 없는 기성세대들로서는 익숙한 목소리의 노래가 나오면 주목하게 마련이다』 앞의 가수들과 더불어 휘트니 휴스턴, 머라이어 캐리 등의 여전한 인기 역시 이런 시각에서 해석할 수 있다.
노장들의 앨범은 그저 옛 인기에 기댄 것이 아니라 「버전 업」하면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 늙었어도 늘 신선하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C) COPYRIGHT 1999 THE
HANKOOKILBO
(C) COPYRIGHT 1998 THE HANKOOKILBO -
KOREALINK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