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킬레스건에 칼이 겨눠졌다.
신유고연방 접경지역에서 정찰 활동중이던 마케도니아 주둔 미군 3명이 세르비아군에게 납치됨으로써 코소보 사태는 「미군 희생」과 「전쟁의 인접국 확산」이라는 최악의 위험에 한발 다가섰다.
이번 사건으로 마케도니아 주둔 나토군의 접경지 정찰활동이 강화될 것이기 때문에 나토군과 세르비아군의 우발적 충돌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마케도니아는 돌발사태 발생에 가장 취약한 지역으로 꼽혀왔다. 따라서 마케도니아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이르렀으며 미국은 당장 공습작전 전개에 미칠 영향과 국내 여론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95년 보스니아 내전 당시 세르비아군이 포로로 잡은 유엔군을 수갑과 쇠줄로 묶어 폭격 목표에 「인간방패」로 배치했던 전례까지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군의 선택으로는 협상과 특수부대 침투 작전을 상정할 수 있는데 어떤 경우든 기존 공습 작전에 제약요소가 될 공산이 크다.
데이비드 레비 미 국가안보위원회(NSC) 대변인은 『이번 사건에도 불구하고 공습 작전은 차질 없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으나 공습 지속이 실종 병사의 안전을 위협할 지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가뜩이나 공습 성과가 지지부진한 마당에 이번 사건이 「유별난」 미국민들의 애국심과 확전론을 자극하면 지상군 투입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
일단 지상전이 시작되면 나토군은 「수렁에서의 이전투구」를 각오해야 한다.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31일 『지상군을 한번 투입하면 나중에는 도저히 빠져나오지 못할 상황이 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마케도니아의 불안감은 더욱 심각하다. 이번 사건은 주민 대다수가 알바니아계인 접경지에서의 교전사태를 예고하는 측면이 있다. 때문에 자칫 마케도니아가 세르비아와 알바니아계의 전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마케도니아 정부는 알고 있다.
현재 마케도니아 정권은 전체 주민의 20%를 넘는 알바니아계의 정치적 협력을 바탕으로 성립됐다. 경제적 기반도 취약하고 그리스, 유고와는 적대 관계에 있다. 따라서 전쟁이 확대되면 마케도니아의 국가기반이 흔들린다.
마케도니아가 『마케도니아에서는 나토 공습기가 한대도 출격하지 않았다』며 유고를 달래온 것도 이런 사정 때문이다. 유고군이 마케도니아에서 미군 납치를 감행한 것도 이처럼 나토군의 후방기지로 적절치 않은 약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김병찬기자. b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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