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난화 따른 기상이변 속출… 생태계 대혼란 -이상 기온의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가뭄과 홍수, 폭설로 인해 지구촌 곳곳에서 재해가 일어나고 있다. 이로인해 인명피해는 물론 농사, 자연생태계에도 적지않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또 초봄인데도 전염병이 창궐하고 있다. 보건 당국은『현 추세로 볼때 올 여름에는 전염병이 크게 유행할 것』이라며 우려하고있다.
■생태계 피해
기온 상승으로 나무의 생장속도가 빨라지고있다. 임업연구원 임종환(任鍾煥)연구사는 96년 이후 강원 계방산 신갈나무, 분비나무의 잎 피는 시기가 해마다 빨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평균 기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잎이 빨리 피면 나무 아래의 키작은 식물이 받을 햇볕의 양이 줄어든다. 꽃이 빨리 피면 곤충들이 꽃가루나 꿀 등을 먹어야할 시기를 놓치기 십상이다.
경남·북및 전북 일부에서 자주 발생하는 잣나무 집단고사 역시 지구온난화와 관련된 장기적인 기상변동 때문으로 추정됐다.
임업연구원의 관계자는 『현재의 기상 변화는 동·식물이 미처 적응할 겨를이 없을 정도로 빨리 진행되고 있다』며 『기상 변화가 계속되면 생태계에 적지않은 혼란이 올 것』으로 내다보았다.
바다도 마찬가지다. 멸치와 고등어는 많이 잡히고 정어리 등은 한때 많이 잡히다가 갑자기 줄어들었다. 한국해양연구소 극지연구센터 김수암(金壽岩) 책임연구원은 이런 현상의 원인에 대해 『열대해역서 발생하는 엘니뇨의 영향으로 겨울철 남해의 수온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염병 확산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들어 2월말 현재 세균성 이질, 장티푸스, 유행성 출혈열 등 1, 2종 전염병 환자수는 336명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138명)의 2.5배 수준.
이중 오염된 음식물, 물로 옮겨지는 세균성 이질 환자는 125명이 된다. 지난해에는 2월말까지 1명도 없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0월 이후 전국서 유행한 이질이 근절되지 않은데다 겨울 기온이 높아 세균성 이질이 확산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북 예천과 충북 옥천에서는 장티푸스 환자가 발생했다. 이밖에 유행성 이하선염, 말라리아, 성홍열, 쓰쓰가무시병 등의 환자도 전국에서 잇따랐다.
■가축전염병
충남 천안 아산 등에서 젖소가 잇따라 브루셀라에 걸렸다. 브루셀라는 공기, 음식물 등을 통해 감염되며 암소는 유산 사산 조산, 수소는 고환염 감염의 피해를 입는다. 사람이 브루셀라에 걸린 쇠고기를 먹으면 열이 나고 파상풍 등에 걸릴 수 있다. 또 젖소가 결핵에 걸리고 병아리는 추백리로 목숨을 잃기도 한다.
충남도 보건환경연구원은 『겨울철 이상고온으로 병원균 활동이 왕성, 가축 전염병이 발생하고있다』며 겨울답지 않은 겨울날씨를 원망했다.
■장기 예측
지구의 평균기온은 1886년 14.5도에서 95년에는 15.4도로 높아졌다. 21세기에는 1∼3.5도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과 김록호(金祿皓) 교수는 실외온도가 12도에서 15도로 높아지면 모기의 발육기간이 22.8일에서 15.5일로 1주일 이상 짧아져 모기가 옮기는 말라리아 이질 등이 크게 늘 것으로 내다보았다.
20여년전부터 기온 상승 추세를 보이는 우리나라는 말라리아 발생이 80년에는 한건도 없었으나 95년 107건, 98년 2,475건으로 크게 늘었으며 세균성 이질도 90년 13건, 95년 23건, 98년 454건으로 급증 추세에 있다.
신준환(申俊煥) 임업연구원 산림생태연구실장은 기온 상승이 이어지면 남서해안에서 주로 보는 동백이 북부 내륙으로 이동하는 등 식생대의 북상이 예상되고 무엇보다 기온변동폭이 커지면서 홍수등 재해가 반발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경우 농사에 지장을 줘 곡물가격이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LG경제연구원 정승태(鄭勝台) 선임연구원은 『곡물의 70% 가량을 수입하는 우리 입장에서는 기온 상승에 따른 기상 재해 등으로 곡물가가 오르면 큰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박광희기자 khpark@ 김호섭기자 dream@hk.co.kr
(C) COPYRIGHT 1999 THE
HANKOOKILBO
(C) COPYRIGHT 1998 THE HANKOOKILBO -
KOREALINK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