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활절맞아 최인호가 본 '가든 오브 에덴' -러시아의 소설가 도스토에프스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리스도인임을 포기한 사람이나 공격하는 사람들조차도 그 내부에는 여전히 기독교정신을 따르고 있다. 그것은 그들이 지닌 어떠한 열정이나 예리함도 예수가 주는 가치보다 더 고귀한 인간적 가치를 창출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말처럼 에수는 모든 예술의 가장 매력적인 소재다. 영화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가 알고있는 「벤허」 「왕중왕」 「나자렛 예수」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등 수많은 영화들이 예수를 주인공으로 하거나 예수의 고귀한 인간적 가치를 묘사하는 것으로 그 생명력을 삼고 있다.
그러나 예수를 묘사하는 대부분의 영화에는 하나의 불문율이 있었다. 그것은 영화에 나오는 예수를 직접적으로 묘사하지 않는 일종의 금기사항이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벤허」. 이 영화에서 예수는 뒷모습만을 보인다거나 그림자만 보이는 장면으로 오히려 그 신비함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수법은 예수를 신으로 묘사하려는데서 출발하였는데 이러한 예수에 대한 가치관이 바뀐 것은 「나자렛 예수」와 뮤지컬 「슈퍼스타」에서 비롯된 젊은 작가들의 예술관에서부터였다.
예수를 신이 아니라 철저한 인간으로 묘사하려는 젊은 감독들에 의해서 예수는 이제 뒷모습에서 정면으로, 그림자에서 실체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가든 오브 에덴」은 성서에 기록되지 않은 12~30세 예수의 사생활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묘사하는데, 전혀 새로운 예수의 생애를 보여주고 있다. 감독은 공생활을 시작하기 이전 예수의 인간적 고뇌를 나름대로 철저하게 파헤치고 있다. 그중에서 내 시선을 가장 사로잡은 것은 청년 예수가 우연히 십자가에 못박혀 죽는 죄수의 모습을 지켜봄으로써 미래에 자신에게 닥쳐 올 비극의 전조를 미리 예감하는 장면이다.
예수를 신이 아닌 인간으로 그 영적 성장을 추적하려는 감독의 상상력은 그 위험한 발상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그 이유는 예수를 어떤 초월적인 힘을 가진 신으로 묘사하지 않고, 악과 맞서 싸우고 고독과 외로이 투쟁하는 대자연 속의 소외된 인간으로 묘사함으로써 「예수가 신이다」라는 사실을 오히려 「예수는 철저히 인간이었다」는 점으로 승화시키는 데 성공하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C) COPYRIGHT 1999 THE
HANKOOKILBO
(C) COPYRIGHT 1998 THE HANKOOKILBO -
KOREALINK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