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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여성작가들의 독특한 작품 잇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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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여성작가들의 독특한 작품 잇달아

입력
1999.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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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이남희, 강규, 김다은씨 그리고 시인 천양희씨가 여성작가들의 다양하고도 독특한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소설을 잇달아 내놓았다.이남희(41)씨의 장편 「황홀」(세계사 발행)은 그가 최근 파고 드는 동성애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작품. 주인공 찬영과 희진은 서로의 정신적 교감으로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사이가 된다. 하지만 성적 정체성으로 고민하던 희진은 결국 자살한다. 작가는 추리기법으로 동성애가 초래된 자본주의 문명의 조건과 육체의 욕망을 좇다가 영혼을 상실해버린 현대인의 운명을 깊이 탐색한다. 강규(35)씨의 「나의 아름다운 빵집」(해냄 발행)은 마치 신파극의 변사 같은 독특한 어조로 도시 변두리 인생들의 삶의 유전을 유쾌하게 그려낸 연작소설. 추어탕집 곰보주인, 마술사, 레코드가게 여주인 등 바로 우리 이웃들의 애환이 유행가가사와 팝송에 실려 애잔하고도 감동적으로 펼쳐지는 「인생극장」같은 작품이다.

김다은(37)씨의 「러브 버그」(해냄 발행)는 마치 퍼즐게임을 하듯 독자에게 추리적 독서를 요구하는 흥미있는 소설. 「그 책」이라는 책을 우연히 발견한 주인공이 책에 나오는 대로 살인사건 등에 휘말려 들어가면서, 책과 현실, 상상과 실재를 분간할 수 없는 상황에 빠진다는 이야기다. 작가는 이런 줄거리를 통해 언어와 인간의 문제를 탐구하는 셈이다.

천양희(57)시인의 「하얀 달의 여신」(하늘연못 발행)은 원고지 스무 장 내외의 짧은 소설 38편을 모은 책. 유년시절의 짙은 서정적 풍경, 시류와 세태를 꼬집는 매서운 풍자, 우리가 잃어가고 있는 희망을 다룬 글들이 시인의 절제와 여유로 맛을 더해준다.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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