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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강댐 '유발지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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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강댐 '유발지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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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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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동강)댐을 건설할 경우 유발지진(誘發地震)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제기돼 안전문제에 대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한양대학교 지진연구소 김소구(金昭九·지구해양과학과)소장은 30일 영월댐 건설예정지는 석회암 지대가 많아 지반 균열에 따른 지진 발생 가능성이 높고 댐이 완성돼 물이 채워지면 물의 무게에 의해 지진이 유발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소장은 이날 강원개발연구원 주최 세미나에 「지진학적(지구물리학적) 측면에서 본 영월댐 안전문제」라는 제목의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댐예정지 주변이 지진 다발지역이므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소장에 따르면 1404년 이후 98년까지 영월 평창 정선 등 댐건설 예정지 인접지역에서 규모 6.0 이상 19회, 5.0 이상 135회등 2.0이상 지진이 모두 242회 발생한 점을 감안하면 이 지역에서 단층 활동등에 의해 언제든지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국립방재연구소 방재연구실 추교승(秋敎昇·67)연구원도 이날 『상습 지진발생지역이며 석회암지대인 영월 동강 부근에 댐을 건설할 경우 유발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추연구원은 이같은 사실을 최근 국립방제연구소에 제출한 자체보고서 「댐 건설에 따르는 유발지진」에서 밝혔다.

추연구원은 『영월댐처럼 높이가 비교적 높은 댐에서 유발지진 발생빈도가 높다』면서 『특히 댐 예정지에는 석회암 동굴 50여개가 상·하 좌우로 산재해 있어 이 동굴에 물이 스며들면 석회암층이 녹아 수압으로 물이 터져 나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추연구원은 『미국 등에서는 지진활동이 현저하게 낮은 지역에 댐을 건설했는데도 유발지진이 일어난 사례가 있다』며 『영월댐 건설로 인한 유발지진 발생가능성에 대한 철저한 사전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소장은 또 우리나라는 현재 석회암 지대의 댐건설 내진 설계 경험이 부족하고 영월지역과 같이 지진활동이 빈번한 지역에 댐을 건설할 경우 인접지역에 지진을 유발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잃게 할 확률이 높은 만큼 댐건설은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김소장은 『산악지대가 많은 우리나라의 경우 많은 곳에 한국형 소형댐 건설이 가능하다』며 『해양을 이용한 해수 담수 기술 개발 등 미래지향기술 개발을 대안으로 하여 적절한 수자원 보호와 과학적으로 상하수도 관리를 하면 필요한 물공급과 홍수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서울대 지질과학과 이기화(李基和)교수는 『현재 국내 기술수준으로는 영월댐 유발지진 가능성에 대해 조사·분석을 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교수는 특히 『유발지진은 지진이 임박한 지역에서 발생하는 것이라 영월지역에 대한 정확한 지진예측이 중요하다』면서 『그러나 단층의 정확한 분포나 응력정도 등 지진예보를 할 수 없어 뭐라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춘천=곽영승기자 yskwak@hk.co.kr박천호기자 chpark@hk.co.kr

세계 최초로 유발지진에 관한 상세한 조사가 이루어진 곳은 미국의 후버댐. 지진이 거의 일어나지 않았던 후버댐(높이 221㎙)은 1935년에 저수를 시작하면서 1936년에 21회, 1937년에는 116회의 유발지진이 일어났으며 1939년 이후에는 5.0 이상의 지진이 3차례나 발생했다. 또 1963년 석회암층에 세워진 이탈리아 「바이온댐」은 유발지진으로 붕괴돼 2,600여명이 희생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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