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9월 MBC 미니시리즈 「내일을 향해 쏴라」가 방영됐을 때 PC통신에서는 난리가 났다. 「노래를 애절하게 부르던 그 레코드가게 여직원이 도대체 누구냐」는 질문이 시청자 의견란을 거의 도배하다시피 했던 것. 생머리에 맑고 큰 눈을 반짝이며 가수의 꿈을 불사르던, 그래서 드라마 사운드트랙 앨범까지 히트작으로 만들었던 그 여주인공이 바로 박선영(23)이다.그가 이번에는 12일부터 시작하는 SBS 일일드라마 「약속」(극본 허숙, 연출 이영희)에서 주인공으로 나온다. 아버지가 바람을 피워 낳은 이복언니 오지영(정선경)에게 본의 아니게 상처를 주는 까탈스런 대학원생 오민영 역. 엄마(김영란)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겠다고 결심하지만 결국 그 삶을 닮아가는 인생이다. 상대역은 신인 최철호.
『97년 KBS 일일드라마 「정때문에」이후 거의 2년만에 해 보는 일일드라마지요. 지금까지 제 이미지가 얌전하고 순진한 쪽이었다면 이번에는 제법 날카롭고 화려하고 적극적인 역할입니다. 연기자라면 카멜레온처럼 변신하는 것도 괜찮겠죠?』
흰자위가 유난히 빛나는 그가 속삭이듯 들려주는 말이다. 사실 그는 맡은 역할마다 늘 다른 모습을 보여왔다. 「정때문에」에서는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제빵기술자의 길을 선택한 당찬 신세대. 「내일을…」에서는 꿈도 크지만 울기도 잘 우는 순진한 아가씨. 그리고 방영중인 속옷 CF에서는 상대역 유동근의 애간장을 태우는 요염한 여성…. 96년 3월 KBS 슈퍼탤런트 선발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자질이 있다.
달리 보면 그만큼 욕심이 많다는 얘기. 바쁜 일정 속에서도 지난 달 서울예전 방송연예과를 졸업한 데 이어 조만간 대학 편입도 고려중. 작품이 좋으면 영화쪽도 해보겠지만, 그렇다고 남을 아무런 이유없이 웃겨야 하는 쇼·오락 프로그램에는 절대로 출연하지 않을 생각이다. 실제 노래 실력은 겨우 창피를 면할 정도라고.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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