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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금층 실체를 벗긴다] 특금층 자격요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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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금층 실체를 벗긴다] 특금층 자격요건?

입력
1999.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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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는 해야 특금층이라 할 수 있죠』 특금층끼리 서로를 알아보고 동류의식을 느끼게 하는 카테고리와 「기본」이 엄존한다.우선 복장. 남성의 경우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아르마니 슈트」가 가장 인기다. 가격은 200만~300만원 정도. 주의해야 할 점은 하얀 라벨의 아르마니 정장을 입었다면 상의를 벗어서는 안된다. 상대적으로 「싸구려」임을 들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고급품은 검은 라벨) 여성의 경우 과감하고 전위적인 디자인을 가졌다는 프라다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지아니 베르사체 제나 보스등의 정장도 한 두벌씩은 갖추어야 한다. 나이가 든 여성들은 질 샌더를 좋아한다. 독일상표지만 한국인 체형에 맞는 디자인이면서 한번 입어보면 「옷이 툭 떨어지는」 느낌을 받는다고 입을 모은다.

시계의 경우 묵직한 롤렉스나 오메가 등을 차고 다녔다가는 비웃음을 받기 십상이다. 같은 가격대라도 필립 파텍, 피아제, 카르티에를 차야 한다. 「탱크」나 「펜더」등 300만원대 모델정도면 무난하지만 억대를 호가하는 제품도 있다. 이태원 등에서 산 모조품을 차고 다니다간 특금층 사이에서 곧 들통이 나게 된다. 로마자로 된 숫자판에 영문으로 미세하게 상표가 쓰여 있다는 걸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기 때문이다. 특금층들은 웬만한 유명상표의 고유문양을 알아야 하고 모조품을 족집게처럼 집어내는 능력도 갖추어야 한다.

센스있는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으면 신발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발리나 테스토니 정도면 OK. 여성들은 프라다 숄더 백을 어깨에 걸쳐야 한다.

남성의 경우 최근 시가를 피우는게 인기다. 1대에 1만원이하의 「싸구려」도 있지만 보통 5만~6만원대의 시가를 즐겨 찾는다. I호텔이나 H호텔의 경우 멤버십 시가클럽을 운영하고 있고 청담동의 시가바인 H도 특금층들의 끽연장소로 이용된다.

이렇게 머리부터 발끝까지 호화상표로 무장한 특금층들은 청담동에서 퓨전푸드(Fusion food)로 배를 채운다. 서양음식을 비롯한 중식·일식에 고추장 등 한국재료를 가미해 먹는 「무국적」음식이다. 97년말부터 인기를 끌었으며 원조격으로 불리는 Y레스토랑을 비롯, G, R, S클럽 등 10여곳이 성업중이다.

팁문화도 이들만의 특징이다. 차한잔 먹는 카페에서도 서슴지 않고 5만~10만원씩의 팁을 뿌린다면 특금층이라고 할 수 있다.

특별취재반

* 특금층 또다른 이름들

특금층. 천민자본주의 사회에 돈으로 세상을 휘두르는 이들을 부르는 이름이다. 불미스러울 수도 있지만 개명(改名)의 키는 그들이 쥐고 있다. 이들을 지칭하는 다른 이름들도 있다. 다양한 이름들은 특금층의 갖가지 얼굴들이다.

우선 「캐시(cash)족」. 뒤가 밟히는 수표나 카드보다 현금을 선호하고, 썼다하면 뭉텅뭉텅 집어서 뿌리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강남 유흥가에서 제왕처럼 대접 받으려면 캐시맨이 돼야 한다. 연봉 1억원이 넘는 S증권사 지점장조차 『주로 외상으로 마신 뒤 한번에 1,000만~2,000만원씩 현금으로 갚아버리는 사람들을 여러번 봤다』면서 『이들이 노는 술집은 기분나빠서라도 피하게 된다』고 말했다. 등에 지는 백팩에 현금을 넣고 다닌다고 해서 「백패커(back-packer)」라고도 불린다.

「이대로족」도 특금층과 인연이 있다. IMF로 엄청난 이자소득과 환차익으로 돈벼락을 맞은 일부 부유층이 고급 룸살롱에서 「이대로」를 외치며 술을 마셨다는데서 유래했다. 이대로족은 특금층보다 대체로 연배가 높다.

자아도취적 이름도 일부 통용되고 있다. 한국사회의 귀족을 자처하는 이들은 귀족이라는 뜻의 불어 「노블레스」(noblesse)로 기분을 낸다. 상류층 대상의 반(半) 공개 잡지중에 이 이름을 딴 것도 있다. 노블레스족들은 캐시족들과 자신들을 한데 싸잡아 특금층으로 보는 시각에도 반발한다. 뼈대있는 가문과 교양을 지녔다는 점에서 같은 반열일 수 없다는 생각이다. 자신들은 멤버십을 통해 서서히 형성되어가는 사교계의 주역이라고 여긴다.

미국의 부유한 도회지 젊은 층에게 붙여졌던 여피(YUPPY)족에서 유래한 「코피(KOPPY)족」이란 별칭도 있다. 코피족은 코리안 여피족의 준말이며 강남구 청담동 지역을 생활권으로 호사를 부리는 이들을 지칭하다. 고학력을 바탕으로 대부분 전문직을 가진 점이 특징이지만 부유한 부모를 가졌다는 점에서 특금층의 일각을 이룬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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