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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로화백 10주기전] 고암의 `인간사랑' 새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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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로화백 10주기전] 고암의 `인간사랑' 새로 본다

입력
1999.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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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사랑했던 작가. 남과 북의 사람을 동시에 가슴에 안고 싶어했던 고암 이응로(1904~1989). 그의 10주기전이 4월2일부터 22일까지 가나아트센터와 조선일보 미술관에서 동시에 열린다.이번 전시회에 선보일 작품 역시 인간을 소재로 한 그의 대표작 180여점으로 90%이상이 국내 미공개작. 재불화가인 부인 박인경 여사가 보관하고 있던 작품들로 이번 전시회를 위해 모두 파리에서 날아왔다. 가나아트에선 군상 연작등 인간시리즈와 나무 철판 등을 이용한 다양한 입체 작품이, 조선일보 미술관에선 추상 및 문자시리즈가 각각 선보일 예정이다.

이응로는 89년 호암갤러리 개인전 개막식 당일 프랑스에서 심장마비로 타계했다. 19세에 그림을 배우기 시작, 해방 후 우리 화단의 중진으로 활약하다 56년 프랑스로 건너갔다. 미술계에선 보통 고암의 작품 세계를 60년대 추상, 70년대 문자, 80년대 인간시리즈로 규정하지만 인간시리즈야말로 그가 평생 추구해왔던 그림의 화두다.

박인경 여사는 『10년동안 그의 작품을 정리하면서 40년대부터 그의 그림에서 사람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끊임없이 인간을 표현했으나 그의 인간은 하나도 동일한 것이 없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풍경 속의 사람들, 글씨를 통해 보이는 사람들, 농사 짓는 사람들, 장사하는 사람들, 춤추는 사람들, 평화로운 사람, 격분한 사람, 남녀노소, 한사람, 두사람, 스무사람, 백명, 천명 등 다양한 체험속의 인간들이 그림 속에 녹아나오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동양화, 유화, 아크릴 수채화, 담뱃물, 치자물, 커피 등 다양한 채색방법과 나무 철 돌 가죽 공책뒷장 모시 천 궤짝 노끈 양털 포대 등 주변의 모든 사물들이 재료가 돼 인간을 형상화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엔 박여사와 파리 동양미술학교 출신의 유럽인 제자 20명의 작품 30여점도 함께 선보인다. 고암의 작품세계가 유럽에 남긴 흔적을 음미해 볼 수 있는 기회다. 또 가나아트 아카데미 홀에선 영상자료 상영, 특별강연회 등 고암을 이해하는 행사가 마련된다. 31일엔 박인경 여사와 고암의 유럽인 제자들이 「고암과 동양미술학교」를 주제로 특별좌담회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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