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출안주고 예금 안받아 금융기관 자금중개기능 상실 -금융기관들이 환란(換亂)이후 대출은 물론 일정 금리 이상의 예금도 기피해 자금중개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8년중 자금순환동향」에 따르면 은행 보험 종금등 금융기관들이 지난해 기업이나 가계 등에 공급한 자금은 40조2,000억원으로 전년(111조1,000억원)의 3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
일부 은행들은 지금도 수신금리의 가이드라인을 8%로 정해, 8%이상의 자금은 받지 말도록 하는 수신지침을 일선창구에 시달해 놓고 있다.
자금공급 수단도 대출은 31조원 회수되고 유가증권(주식제외)을 통한 공급은 71조원 늘어났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들의 투자기피로 자금수요가 줄기도 했지만 부실여신 발생을 우려한 금융기관들의 대출기피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금융기관의 주된 자금조달원인 예금도 97년 99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29조원으로 급감했으며 이런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금융기관간 유가증권 거래가 전년의 24조8,000억원에서 116조4,000억원으로 크게 늘면서 은행이 예치금을 투신사의 수익증권에 맡기는 등 시중의 유동성이 실물경제로 흘러들지 않고 금융권에서만 맴돌았다』고 분석했다. 이는 금융기관의 자금중개기능이 크게 약화했다는 지적이다.
한편 기업들의 지난해 자금조달규모는 설비투자 억제와 신용경색으로 88년 수준인 28조4,000억원에 그쳤고, 총 금융부채는 작년말 현재 778조원으로 1년전 보다 10조원 줄었다.
일반 개인들도 금융기관의 대출기피 등으로 지난해 29조원의 차입금을 상환했다. 이에따라 개인부문 빚은 전년말 300조원에서 작년말 271조원으로 29조원 감소, 65년 통계를 작성한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정희경기자 hkj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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