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스포츠신세대] 슛이 예쁜 16세소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스포츠신세대] 슛이 예쁜 16세소녀

입력
1999.03.30 00:00
0 0

- 강수진 창덕여중 축구부 -강수진(16·서울 창덕여중3)이 볼을 다루는 모습은 얼굴보다 더 예쁘다. 실제로 강의 드리블링은 아기자기한 맛이 있고 섬세하다. 그래서인지 강의 경기를 본 축구전문가들은 『외모보다 더 예쁘게 공을 차는 여학생』이라는 말을 한다.

창덕여중은 서울에서 유일하게 여자축구부를 둔 여중학교. 강은 미드필드를 맡고있다. 「예쁘게 공을 찬다」는 말을 듣는 까닭은 감각적이기보다 생각하는 축구를 한다는 뜻도 있다.

또 볼을 배급하고 찬스를 만드는 게임메이커인 이유이기도 하다. 강은 『어느 순간 상대방의 허점이 눈에 보이고 공을 찔러주면 들어맞는 경우가 많다』는 말을 했다.

강의 부모도 자식만큼이나 「진보적」이다. 강이 축구를 하고자 했을 때 맞벌이 회사원인 부모는 반대를 하지않았다.

이미 초등학교때부터 축구나 야구 농구를 더 좋아하는 것을 보아온터에 굳이 반대해봐야 소용없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하지만 공부도 잘하는 딸이 축구선수가 되겠다는 데에 부모의 마음이 마냥 편치는 않았을 성 싶다.

중1년때 중간고사 성적이 나온 뒤 『부모님을 모셔오라』는 담임교사의 말을 들었다. 축구시키기가 아깝다는 이유. 하지만 부모는 『너가 좋아하는 일이라 반대는 않지만 공부도 절대 뒤떨어져서는 안된다』는 당부를 했다. 지금도 강은 학급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강은 조용하고 말이 별로 없다. 하지만 축구장에서는 「암코양이」로 변한다. 팀플레이가 맘에 들지않으면 남자아이처럼 고함을 고래고래 지른다. 무의식적으로 터져나온다고 한다. 그리고 지면 분해서 곧잘 눈물을 흘린다. 승부근성은 이런 식으로 표출된다.

강은 국가대표 「고종수」와 「윤정환」을 좋아한다. 이들을 유심히 관찰한다. 자신이 되고자하는 미래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합숙훈련이 가끔은 지겹고 늦잠을 자고 싶어하는 꿈많은 소녀. 하지만 또래의 친구들처럼 용모를 꾸미는데는 소질이 없는 천방지축의 축구소녀. 운동과 공부를 모두 잘하고 싶어하는 욕심많은 신세대다.

여자국가대표출신의 창덕여중 윤희영코치는 『머리가 좋고 체력이 뛰어나 어느 한군데 나무랄 때가 없지만 몸싸움은 싫어한다』고 말한다. 수진이는 대답한다. 『상대방이 꼬집고 옷을 잡아당기는 것이 제일 싫고 짜증나요』.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C) COPYRIGHT 1999 THE

HANKOOKILBO

(C) COPYRIGHT 1998 THE HANKOOKILBO -

KOREALINK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