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향배3·30재·보선의 결과는 시기적으로 「공동정권」첫해에 대한 중간평가, 그리고 내년 16대 총선을 가늠할 실험대라는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특히 17일 총재회담후 여야가 힘의 균형을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치러진 선거 결과는 정국 흐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승패의 분기점으로는 2곳 이상에서 승리하는 측의 손을 들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3곳 모두 지난 선거에서 한나라당측이 승리했던 지역이라는 점, DJP연합공천이 위력을 발휘해 온 수도권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특히 국회의원 재·보선 2곳 에서 모두 승리할 경우 여당은 「야당의 비협조·강경투쟁」, 야당은「여권의 국정혼선과 독주」에 대한 심판으로 각각 간주할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정치개혁입법 협상, 정치권 사정의 뒷처리 문제에 대한 지렛대로 활용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더 주목되는 것은 내각제 개헌 논의 등 공동정권 내부에 미치는 함축이다. 일각에서는 시흥 보선에서 자민련이 승리할 경우, 도리어 개헌 드라이브가 가속화하고 DJP갈등이 증폭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여권이 패배했을 경우의 충격과 대비하면, 장기적으로 공동정권을 유지하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견해가 더 많다. DJP 공조의 위력을 다시 실증함으로써, 내년 총선까지 양당연합을 유지해야 한다는 동력이 발생한다는 것이다./유승우기자 swyoo@hk.co.kr
◇야당 지도체제
3·30 재·보선 결과는 이회창(李會昌)총재의 향후 입지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재·보선 스코어와 이총재의 위상 사이에는 이렇다할 함수관계가 성립하지는 않는다』는 게 중론. 한나라당 입장에서 이번 재·보선은 애당초 구조적으로 힘든 선거였다. 이총재 역시 선거전 초반 패배를 전제하고 움직인 흔적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한나라당 소유였던 3곳 모두를 잃게 될 경우 이총재로서도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총재는 선거가 접전 양상으로 진행되면서 공천과정의 문제점들이 상당부분 묻혀버리는 망외의 소득을 올렸다. 영수회담으로 여야관계의 굴레를 벗은 뒤 선거전을 진두지휘하면서 골프금지령 등을 통해 힘있는 당수의 모습도 보여주었다. 부정선거 공방으로 승패와 상관없이 「할 말」이 생긴 것도 이총재 입장에선 결과적으로 득이 됐다. /홍희곤기자 hghong@hk.co.kr
◇여당 지도체제
국민회의가 후보를 낸 서울 구로을과 안양에서 모두 이기면 이번 선거를 주관한 조세형(趙世衡)총재대행, 정균환(鄭均桓)사무총장은 당지도부 개편 논의와 관련해 한결 당내 입지를 강화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두 곳에서 모두 지면 현지도부는 인책론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 자진 사퇴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후보들이 모두 기성 정치인인 점에 비춰 당내에선 물갈이론이 거세게 일 소지도 충분하다. 이에 비해 1승1패일 경우에는 별 무리없이 전당대회까지 현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자민련은 시흥에서 진다면 박태준(朴泰俊)총재측과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를 중심으로 한 충청권 주류측 사이에 책임론 시비가 불거질 수 있다. 6월 전대에서 친정체제 구축을 바라는 박총재는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반대로 이기면 TJ는 당 장악력이 강해지고 자기 목소리를 더 크게 낼 수 있다.
/신효섭기자 h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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