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유고 공습이 나흘째를 넘기면서 코소보 난민 문제가 유럽대륙의 「뜨거운 감자」로 등장했다. 코소보의 평화유지를 공습 명분으로 내세운 나토로서는 밀려드는 난민을 무턱대고 받아들일 수도 없고, 그렇다고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쏟아질 비난을 의식해야 하는 난처한 입장에 빠져 있다.난민들의 첫 기착지인 알바니아와 마케도니아의 사정은 더욱 딱하다. 가뜩이나 경제사정이 넉넉하지 못한 이들 국가가 난민을 도울 대책이 막막하기 때문. 알바니아와 마케도니아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대책마련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묘책을 찾지 못한 상태다.
코소보 난민의 이동로는 대체로 3가지. 우선 알바니아를 거쳐 이탈리아와 그리스 등지로 향하는 루트. 알바니아 국경도시 모리니와 쿠케스 등지에는 피란민 행렬이 2㎞에 이르고, 도착한 알바니아인도 최고 1만명을 넘어섰다. 앞으로 수일내에 최고 5만명이 국경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발칸 분쟁때마다 난민홍역을 치른 이탈리아는 초비상상태.
두번째 경로는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에 걸쳐 있는 산악지대를 넘어 보스니아로 가는 방법. 최종 정착지는 대개 스위스 독일 등이다. 몬테네그로의 로자이예로 향하는 길목에는 난민들로 넘쳐날 지경이다.
마지막은 마케도니아 루트. 마케도니아는 이미 1만4,000여명의 난민을 보호하고 있다. 터키측도 22일이후 코소보로부터 2,637명의 난민이 불가리아와의 국경을 넘어 도착했다며 이들을 에드르네의 바백스키 난민수용소에 수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용인원은 3,000명.
난민이 급증하자 유엔고등판무관실(UNHCR)과 유럽연합(EU)는 임시 난민수용소 설치 등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UNHCR은 필요할 경우 수만명의 난민을 받아들일 태세이고 EU측은 난민의 이동 경로와 수송 수단을 파악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칼 빌트 전 스웨덴 총리에 따르면 코소보 난민은 총 100만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당초 예상된 50만명보다 두배나 늘어난 것은 유고측이 코소보 주민들의 추방작전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진희기자 jin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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