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이 27일(이하 현지시간) 2단계 작전에 돌입함으로써 나토의 유고 공습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특히 나토가 공격의 강도를 높이면서 미군기가 27일 처음으로 추락했고, 나토 지상군의 투입이 거론되는 등 유고 공습은 시간이 흐를수록 확산일로를 치닫는 상황이다. 나토군은 2단계 공격으로 전환한 뒤 일요일인 28일 새벽까지 4일째 공습을 계속했다.
이날 공습에서는 우선 나토군의 공습 목표물이 확대됐다. 나토는 2단계 작전에서 코소보 주둔 세르비아군 집결지와 특수경찰 부대를 「직접」 공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27일 밤 코소보 주도인 프리슈티나의 중심가에 미사일이 발사돼 RTS 국영방송국과 200㎙ 떨어진 지점에서 폭발하기도 했다.
24~26일까지 3일간 이어진 1단계 작전에서 공습이 주로 유고군의 레이더 기지 등 방공망시설에 집중됐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것이다.
나토의 작전 목표도 한층 구체화했다. 1단계 작전이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대통령으로 하여금 평화안에 서명토록 압력을 가하는 「과시용」이었다면 2단계 작전은 코소보 주둔 세르비아군을 무력화시킴으로써 나토군의 코소보 주둔이라는 「실질적인 결과」를 이끌어내는 데 있다. 나토가 공습개시후 세르비아군의 알바니아계 코소보 주민 학살 사태를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공습 방식도 달라졌다. 1단계 작전에서는 아드리아해에 포진한 미전함이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하고, B52 폭격기 등도 유고군의 포격범위에서 벗어난 고공에서 크루즈 미사일을 유도방식으로 발사했다.
그러나 2단계 작전에서는 전폭기의 근접 폭격은 물론 탱크와 장갑차, 이동무기 등을 저공에서 조준 공습할 A10 전투기와 전투용 헬기 등이 새로 투입돼 공격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나토군의 F117 스탤스기가 베오그라드 인근에서 추락한 것은 그만큼 나토군의 공격강도가 높아졌음을 반증하는 것. 빌 클린턴 미대통령이 공습개시후 처음으로 이날 『이번 작전에서도 미군이 희생될 위험성은 감수해야 한다』고 밝힌 것도 이같은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다.
남은 문제는 나토의 지상군 투입여부. 코소보의 알바니아계 지도자인 하심 타치는 『27일은 공습개시후 최악의 날이었다』며 나토 지상군의 투입을 촉구했지만 미국은 일단 이 요청을 거부한 상태다.
갤럽의 여론조사 결과 미국인가운데 65%가 지상군 투입을 반대하는 등 여론의 반대가 만만치 않기도 하지만 지상군 투입은 나토 입장에서 최후의 선택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정태기자 jt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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