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창설 50년만에 처음으로 주권국가인 신유고연방에 군사공격을 단행하면서 세계 각국은 달라진 나토의 역할과 향후 위상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나토는 「방어적」성격에서 출범했다. 구소련과 동구권국가들이 바르샤바조약기구를 결성하자 미국과 서유럽국가들이 공산주의의 확산을 막고 영토침범을 방어하기위해 안보협력체인 나토를 결성했던 것이다.
하지만 냉전 종식과 함께 나토도 「공세적」성격으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유엔이 보스니아 내전 해결에 실패하자 나토가 중심이 되어 유고를 폭격,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대통령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내 데이튼협정을 맺게 했다.
또 과거의 적이었던 동구 국가들도 속속 나토에 가입했다. 나토의 새로운 역할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이때부터 였다. 이번 유고공습 결정과정은 나토의 변모된 성격을 구체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새 나토는 과거와 달리 영토 방어의 수동적 자세가 아닌 19개 회원국의 중요한 안보이익 보호를 우선하는 적극적 태도로 바뀐 것이다. 이번 코소보사태도 인종유혈사태가 발칸반도로 확산, 유럽전체의 안보를 위협할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자는 판단에 따라 개입결정이 내려 졌다고 나토측은 밝히고 있다.
클린턴 미대통령도 『어제의 나토는 군사적 침입에 국경을 지킨 것이지만, 내일의 나토는 대량학살무기 인종갈등 지역분쟁등 안보를 위협하는 요소들을 적극 차단하는 것』이라고 새 나토의 역할을 규정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와 중국은 미국이 나토에 「소(小)유엔」의 세계경찰 역할을 맡겨 유엔안보리를 무력화시키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며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또 일부 서방 국가들은 워싱턴이 나토를 미국의 외교정책에 이용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고르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나토는 신식민주의의 전형으로 유고공습은 세계의 운명이 미국에 의해 결정된다는 새로운 세계질서를 확인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강력히 비난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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